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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대문구도 "대형마트 일요일 엽니다"…평일 휴무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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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서초구가 서울 자치구 중 처음으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변경했다. 다른 자치구들의 후속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일부 구청은 현행 유지에 무게를 실었다 다시 종합적으로 상황을 재검토하고 있다. 지난 2월 대구시가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대형마트 평일 휴업을 결정한 이후 평일 휴무에 대한 논의가 또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른 모습이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정기휴무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정기휴무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25일 중앙일보 자체 조사 결과 서초구와 대형마트가 없는 서대문구·동작구를 제외한 22개 자치구 가운데 대형마트 휴업일 평일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동대문구다.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이해당사자인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측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는 내년 1월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송파구는 현행 유지를 검토했지만 최근 서초구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중구·광진구·중랑구·성북구·도봉구·은평구 등 다른 자치구도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다.

서초구, 1월 말부터 평일 휴무 전망 

앞서 서초구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현행 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에서 월요일 혹은 수요일 등 지정된 평일로 바꾸는 협약을 체결했다. 행정예고와 고시 등을 거쳐 내년 1월 말 정도부터 서초구 대형마트 4개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32개는 둘째·넷째 주 일요일에도 문을 열 수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편 민원이 전환 추진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전통시장 상인들의 우려도 있었지만 상품 공급, SSM 전환 지원 등 상생 방안으로 합의를 끌어냈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2012년부터 일요일로 정해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기초단체장이 이해당사자들과 합의해 바꿀 수 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구 8개 구·군, 울산 3개 구, 경기 16개 시·군을 포함한 충청·경상·강원·제주 등 전국 56개(서초구 제외) 시·군·구는 평일 휴업을 따르고 있다. 서울 성동구의 경우 롯데마트 행당역점만 유일하게 매달 둘째·넷째 주 수요일에 쉰다.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 다른 곳은 의무휴업에 따라 쉬었지만 이곳은 영업을 이어갔다. 입점한 상가가 전통 시장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평일 쉬면 이익 1000억 증가” 분석도

대형마트 업계는 이번 서초구의 결정에 반색하는 표정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보통 일요일 매출이 평일의 2.5배라 한 달에 두 번 쉬면 손실이 크다”며 “특히 크리스마스이브 같은 대목에는 매출이 평소의 3배 이상임에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B증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전국의 모든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일을 기존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꿀 시 1위 사업자 기준 연간 매출 48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증가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지난 2월 월요일 휴점을 앞두고 일요일인 12일 정상 영업 중인 대구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 휴업일 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지난 2월 월요일 휴점을 앞두고 일요일인 12일 정상 영업 중인 대구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 휴업일 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유통 업계는 이번을 계기로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외 온라인 배송을 제한하는 규제(유통산업발전법) 완화도 논의하기를 기대했다. 의무휴업 폐지에 찬성하는 조춘한 교수는 “대형마트든 전통시장이든 사람이 와야 상권이 산다”며 “같이 영업하면서 상권의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통학회 조사에 따르면 대구 소비자 600명 중 87.5%가 휴업일 평일 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 한 자치구 관계자는 “무조건적 규제보다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상인도 있지만 소상공인과 대형마트 노조 등의 반대가 여전하다”며 “구마다 대형마트와 시장 현황도 달라 일괄적 변경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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