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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한나땡" vs "쓰나미 덮칠것"…친명도 갈린 한동훈 체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건 야당에 ‘땡큐’일까 ‘쓰나미’일까. 곧 현실화될 ‘한동훈 비대위’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나땡? 쓰나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 박수를 받으며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 박수를 받으며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서 한 전 장관을 향해 “환영한다. 한동훈은 윤석열 정권 심판의 총선에서 또 하나의 과녁”이라고 말했다. “정권 심판 프레임을 강화할 수 있단 점에서 상당히 반가운 일”(우상호 의원·20일 MBC라디오), “지금이 민주당의 기회”(원칙과 상식·21일 성명) 같은 ‘한나땡(한동훈 나오면 땡큐)’ 이론을 재차 꺼내든 것이다.

반면 ‘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나땡’을 말하는 분들의 1차원적 사고를 보며 많은 걱정을 하게 된다”며 “민주당이 막연히 한 전 장관의 실책만 기다리고 방심하다가는 필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전 장관은) 냉철한 판단과 강력한 실행으로 여당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할 것”이라며 “수평선 너머에서 쓰나미가 몰려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질긴 악연

2022년 12월 7일 국회 법사위에 참석한 한동훈 장관이 김의겸 민주당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2022년 12월 7일 국회 법사위에 참석한 한동훈 장관이 김의겸 민주당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민주당과 한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 1년 7개월 간 악연을 이어왔다. 지난해 5월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부터 민주당은 공세의 고삐를 죄었으나 별 소득이 없었다. 당시 한 전 장관 자녀의 허위 스펙 의혹을 공략하던 민주당은 자료 속 ‘영리법인 한**’을 자녀 이름으로 간주하거나(최강욱 전 의원), ‘이모(某) 교수’를 ‘한 전 장관 자녀의 이모’로 지목하는(김남국 무소속 의원) 실수를 저질렀다. 한 전 장관이 특유의 어법으로 “그건 ‘한국3M’ 같다. 딸 이름이 영리 법인일 순 없다”, “내 딸이 이모가 있었나”라고 되받아치자, 진보 진영에서조차 “바보 같은 민주당”(손혜원 전 의원)이란 탄식이 흘렀다.

반대로 한 전 장관은 국회 체포동의안 국면 때마다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홀로 서서 170명에 가까운 민주당 의원들과 신경전을 벌였다. 그가 노웅래 의원 체포안(지난해 12월)을 설명하며 “돈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언급하거나, 이재명 대표 1차 체포안(지난 2월)에서‘대장동 사건’을 “영업사원이 100만 원짜리 휴대폰을 주인 몰래 아는 사람에게 미리 짜고 10만 원에 판 것”이라 비유했을 때 야당 의원들은 격하게 항의했다. 야당이 똘똘 뭉칠 때마다 체포안도 부결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지난 9월 21일 2차 체포안 표결 땐 민주당 내 반란표로 이 대표 체포안이 가결됐고, 이후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결과적으로 이 대표의 입지가 강해졌다.

공수 전환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그간 한 전 장관은 민주당 의원 다수에 둘러싸인 상황에서 허술한 팩트를 찾아 뒤집어 넘기는 ‘업어치기’ 기술을 즐겨 사용했다. 김의겸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저는 다 걸겠다. 의원님 뭘 거시겠나”라는 한 전 장관 반박에 속절없이 무너진 게 대표적이다. 최근 민주당의 “이런 건방진 놈, 어린놈”(송영길 전 대표), “관종”(고민정 의원) 등 막말 공격 때도 한 전 장관은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대한민국 정치를 후지게 만들었다” 등 촌철살인으로 되치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법적으로 ‘여당 대표’인 비대위원장이 되면 장관 역할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정치권 전망이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서 “걱정이 클 거다. 여기는 거기와 달리 수사권도 없고 압색도 마음대로 못하니까”라고 주장했다. 한 여권 관계자도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 함께 모든 국정에 공동책임을 지는 자리다. 이제 말 받아치기 같은 거로 넘어가기엔 한 전 장관 본인의 무게도 커졌다”고 말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쌍특검’은 물론이고 해병대원 특검·국정조사, 양평 고속도로 국정조사 등을 받는 것이 혁신이고 한동훈 전 장관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을 압박하는 동시에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 올릴 안건에 대한 여당의 입장을 요구하는 전형적인 ‘여의도식 정공법’을 구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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