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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심화수학 도입 않고, 내신 5등급제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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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0호 01면

현재 중2가 치를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문·이과 구분 없이 같은 과목, 시험을 치르는 내용의 대입 개편안이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에서 의결됐다. 교육부가 첨단 과학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도입을 검토했던 ‘심화수학’ 과목은 수능에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고교 내신은 대부분 과목에서 5등급 상대평가를 적용하되, 일부 과목에서는 절대평가를 도입하라고 권고했다. 교육부는 국교위 의결 내용을 바탕으로 조만간 대입 제도 확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교위는 2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4차 회의를 열고 교육부가 제출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심의했다. 국교위는 대입 제도나 교육과정 등 중장기 교육정책을 의결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다. 교육부는 지난 10월 대입 개편안을 발표하며 국교위 심의·의결을 거쳐 연내 확정하기로 했다. 앞서 교육부는 수능에서 심화수학 과목 도입 가능성을 제시하며 국교위에 의견을 물었다. 심화수학은 ‘미적분Ⅱ’와 ‘기하’에 해당하는 내용을 합친 과목이다. 이후 교육계에서는 “이공계 대학 교육을 위해 심화수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과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국교위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지만 결국 심화수학은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국교위는 심화수학이 없을 경우 상위권 학생의 변별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학생들은 심화수학 영역에 해당되는 교과목을 학교에서 학습할 수 있고 대학은 그 평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위권대 논술·면접 중요해질듯

일각에선 심화수학이 빠지면서 상위권 대학에서는 논술, 면접 등 대학별 고사 중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 의대나 이공계열 학과는 정시에서도 내신 성적을 반영하거나 수시에서 논술을 부활시키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처럼 수능이 어려울 경우 심화수학 없이도 충분히 변별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교 내신 성적 산출 방식은 교육부가 제시한대로 대부분 과목에서 상대평가 등급을 병기하기로 했다. 단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리는 차원에서 사회·과학 융합 선택과목 9개는 절대평가로 치르는 방안을 권고했다. 국교위는 “대입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고교학점제에서의 학생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사회·과학 교과 융합선택과목은 내신에서 상대평가를 병기하지 않고 절대평가로 한다”고 설명했다.

현행 고교 내신 평가는 9등급 상대평가로 진행되고 있는데, 교육부는 지난 10월 개편 시안을 발표하면서 5등급으로 완화하는 대신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병기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고교 2·3학년 선택과목은 5등급(A~E) 절대평가를 하겠다”고 한 방침을 번복한 것이다. 상대평가를 버리지 못한 것은 고교의 내신 부풀리기 우려를 고려한 조치다. 하지만 일부 국교위 위원들은 상대평가를 유지하면 고교학점제가 무력화 된다며 반대했다. 학생 진로에 따라 자유롭게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데, 상대평가를 유지하면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에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진보 성향 국교위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 위원 6명은 “고교 2·3학년의 진로선택과목과 융합선택과목 시험을 절대평가로 되돌려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국교위는 7번의 회의 끝에 결국 상대평가를 유지하되 절대평가를 일부 확대하는 방식을 택했다. 단, 과목의 특성과 고교학점제의 취지 등을 고려해 사회와 과학의 융합선택 과목은 절대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과목은 9개다. 사회는 여행지리, 역사로탐구하는현대세계, 사회문제탐구, 금융과경제생활, 윤리문제탐구, 기후변화와지속가능한세계 등이다. 과학은 과학의역사와문화, 기후변화와환경생태, 융합과학탐구 등이다.

교육부는 국교위 권고안을 토대로 조만간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입개편안 확정 법정 시한은 내년 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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