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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름돈 주려다 가속페달 밟아"…쾅 소리에 사람 깔아뭉갰다 [수원역 버스사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2일 오후 1시26분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환승센터에서 수원여객 30-1 시내 노선버스가 주행 중 단독 사고를 내 70대 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손성배 기자

22일 오후 1시26분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환승센터에서 수원여객 30-1 시내 노선버스가 주행 중 단독 사고를 내 70대 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손성배 기자

“버스가 갑자기 속도를 내더니 사람들을 덮쳤어요.”

 22일 오후 1시 26분쯤 경기 수원시 서둔동 수원역 환승센터 12번 정류장에서 수원여객 버스 30-1번이 보행자들을 치어 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사고를 목격한 김모(40대)씨는 “10여명이 길을 건너 수원역사 안으로 들어가려고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는데, 승객을 태운 전기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속도를 내더니 쾅 하고 무너지는 소리를 내면서 사람들을 깔아뭉갰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현장엔 피 묻은 마스크와 벗겨진 신발 등이 크게 파손된 버스 옆쪽에 나 뒹굴고 있었다. 또 다른 현장 목격자인 대학생 최모(22)씨는 “30-1번 버스가 사고 난 장소에서 10m 전에 섰다가 출발하기 때문에 크게 사고가 날 곳이 아니었다”며 “그런데 사고는 버스가 계속 달리고 있었던 것처럼 빠르게 달려와 사람들을 쳐서 아수라장이 됐다”고 했다.

수원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버스 기사 A씨(55)가 몰던 버스는 승객을 모두 태우고 앞쪽 출입문을 닫고 출발했다. 그런데 곧바로 보행 신호가 켜져 횡단보도로 발을 내딛는 10여명의 보행자를 그대로 들이받고 환승센터 기둥을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섰다.

22일 오후 1시26분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환승센터에서 수원여객 30-1 시내 노선버스가 주행 중 단독 사고를 내 70대 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손성배 기자

22일 오후 1시26분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환승센터에서 수원여객 30-1 시내 노선버스가 주행 중 단독 사고를 내 70대 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손성배 기자

이 사고로 B씨(77)가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어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옮겨졌다. 버스 안에 타고 있던 승객 C씨 등 13명은 경상으로 분류돼 수원 성빈센트병원 등 5곳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중상자들도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버스 블랙박스와 수원역 환승센터 내 CCTV 등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 기사가 현금을 낸 승객의 거스름돈이 안 나온다는 문의에 운전석에서 일어났다가 버스가 움직이자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헷갈려 밟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A씨는 20년 간 버스를 몬 운전 기사로, 사고로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수원역 환승센터는 지난 2017년 6월 건립된 열차·지하철·택시·버스 등 교통수단을 갈아탈 수 있는 공간으로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3만5160㎡)다. 버스 정류장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20m만 걸어가면 수원역 2층 대합실과 바로 연결돼 하루에 수만명이 이용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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