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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세빛섬도 힘든데…" 3600억 '오페라하우스' 짓는 울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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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오페라하우스 디자인 공모 대상 수상작. 옹기닮은 디자인이 멋스럽다. 사진 울산시, 독자

울산 오페라하우스 디자인 공모 대상 수상작. 옹기닮은 디자인이 멋스럽다. 사진 울산시, 독자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일원에 3600억원대 오페라하우스 건립 사업이 추진된다. 최근 태화강 일원에 60억원대 고래 닮은 스카이워크(Sky-walk) 만들기 사업을 진행 중인 울산시가 '세계적 공연장'이란 이름으로 새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는 "한강 세빛둥둥섬도 운영이 신통치 않은데 잘 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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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울산시·울산시의회에 따르면 울산시는 오페라하우스를 울산교 인근 태화강에 지상 5층(높이 30m), 1만5000㎡(연면적 5만여㎡) 규모로 지을 예정이다. 공연장은 3000석 규모로, 2026년 공사를 시작해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지난 8월부터 2억2000여만원을 들여 '오페라하우스 건립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을 진행 중이다. 용역은 내년 상반기 중 끝나고, 하반기엔 사업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게 울산시 구상이다.

시는 오페라하우스의 디자인 주제 등을 잡기 위해 지난달 디자인 공모전을 열어 대상 등 수상작 27점을 선정하기도 했다. 대상은 옹기 닮은 오페라하우스가 받았다. 울산시는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건축비·장비비 등 3600억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롯데와 제일모직 등에서 기부를 받아 지은 부산(2026년 준공)과 대구처럼 민간 자본, 지방비 등을 더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기업이 많은 울산인만큼 건축비 부분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울산의 1인당 지역총소득은 5935만원(2021년 기준)으로, 5421만원인 서울을 제친 국내 유일 '6만불 도시'다. 태화강 국가정원 일원에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위해서는 정부 하천점용허가가 필요하다. 태화강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낙동강유역청으로부터 받아야 한다. 이에 울산시는 정부와도 시설 허가 등 사업 착수에 관한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울산시는 오페라하우스의 최종 설계는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호주 오페라하우스처럼 지방 랜드마크로 자리 잡도록 국제공모를 통해 진행할 방침이다.

태화강 일원에 지어지는 스카이워크 계획안. 고래닮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진 울산시, 독자

태화강 일원에 지어지는 스카이워크 계획안. 고래닮은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진 울산시, 독자

울산시민연대 예산 평가 총론 중 오페라하우스에 대한 논평. 자료 울산시민연대 예산 평가 총론

울산시민연대 예산 평가 총론 중 오페라하우스에 대한 논평. 자료 울산시민연대 예산 평가 총론

반면 시민단체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울산시민연대는 논평을 통해 "태풍으로 범람이 잦은 태화강에 대규모 시설을 지으면 안전문제 등 검토해야 할 사안이 한둘이 아니다"며 "하드웨어적 문제뿐 아니라 (오페라하우스에) 내용을 채울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마련하고 채울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강 세빛둥둥섬도 안전문제 때문에 자주 폐쇄했고,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울산과 인접한 대구에 오페라하우스가 있고, 부산에도 건설 중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3600억원대) 건립비용은 민간 자본을 유치해 해결하겠다는데 당장 기업들이 볼멘소리하는 상황을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한강 세빛섬. 뉴스1

서울 한강 세빛섬. 뉴스1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공장이 많고, 돈이 돌고, 일자리가 있다고 인구 유출 등 지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울산이 문화도시로 발전해야만 지속가능한 도시가 된다"며 "오페라하우스는 문화도시로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시설물이다. 세계적인 공연장이 생기면 대구·부산과 함께 수준 높은 다양한 문화 공연이 자연스럽게 울산에서도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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