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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 지고 뜬 지자체 '유행템' 스카이워크, 경쟁력 하락 등 우려 찬반 논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울산 태화강공원에 설치될 계획인 '스카이워크' 예상도. 자료 울산시

울산 태화강공원에 설치될 계획인 '스카이워크' 예상도. 자료 울산시

울산 태화강공원에 설치될 계획인 '스카이워크' 예상도. 자료 울산시

울산 태화강공원에 설치될 계획인 '스카이워크' 예상도. 자료 울산시

전국 상당수 자치단체가 스카이워크를 만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난립에 따른 경쟁력 저하 우려와 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스카이워크는 강·바다·산자락 등에 설치하는 전망대나 다리 같은 구조물로 케이블카·모노레일·출렁다리에 이어 떠오른 자치단체 선호 관광시설이다. 중앙일보 취재결과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국 53곳에 스카이워크가 설치됐다. 이중 최근 5년 이내 지어진 곳이 37곳이다.

전국 곳곳에 '스카이워크' 
울산에서는 최근 고래 디자인의 61억 원짜리 '스카이워크(Sky-walk)' 건립을 놓고 찬반 논란이 한창이다. 울산시는 내년 11월까지 태화루공원에 길이 35m, 높이 15m인 스카이워크를 만들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태화루 공원 인근 시장 상인과 일부 단체는 "지역경제 살리기, 관광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반겼다.반면 진보성향 시민단체는 "태화강 국가 정원과 태화루 정체성을 훼손하고, 주변 경관과도 어울리지 않는다"며 반대하고 있다. 

강원 원주시 지정면 소금산 그랜드밸리에 있는 출렁다리. 연합뉴스

강원 원주시 지정면 소금산 그랜드밸리에 있는 출렁다리. 연합뉴스

오륙도 스카이워크. 중앙포토

오륙도 스카이워크. 중앙포토

제주도는 송악산에 스카이워크를 건립하려다 취소했다. 제주연구원은 지난해 말 '지속가능한 송악산 관리 및 지역 상생 방안 마련' 보고서에서 "일출·일몰을 볼 수 있는 지점에 관광명소로 전망대를 건설하고 가능하다면 스카이워크를 건설해 랜드마크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자 제주환경운동연합 측이 "송악산은 보호가 절실한 곳인데 뜬금없이 송악산 정상 부근에 전망대와 스카이워크를 설치하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결국 최근 스카이워크 설치 계획은 취소됐고, 대신 전망데크 정도를 만드는 거로 방침을 바꿨다.

인천시 월미도에 추진한 '해상 스카이워크' 사업도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사업은 인천시가 92억원을 들여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당시 해상스카이워크 사업이 선박 입항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고,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관련 연구 용역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서울시도 '스카이워크'건립을 추진중이다. 최근 서울시는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생활폐기물 소각장) 건립지로 마포구 상암동을 선정하면서, 주변 공원과 수변 공간에 전망대·스카이워크 등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지역 주민은 "소각장 건설 반대"를 외치고 있다.

"유행처럼 만들면 그 매력없을 수도" 

이미 설치된 몇몇 스카이워크는 관광자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13년에 만든 부산 오륙도 스카이워크에 인파가 몰리자 동해안을 따라 포항·울진·삼척·동해 등에 잇따라 스카이워크가 생겼다. 길이 463m 해상보도교인 포항 스카이워크는 지난해 4월 개장 이후 60여만명이 다녀갔다. 2017년 개장한 충북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는 4년여 만에 이용객 31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다.

전남 해남 울돌목에 있는 스카이워크. 연합뉴스

전남 해남 울돌목에 있는 스카이워크.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스카이워크를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만들면 관광자원으로서 매력이 없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영산대 서정렬 부동산학과 교수는 "출렁다리처럼 스카이워크를 설치한 지자체가 점점 늘어나면 나중엔 스카이워크 자체가 그 지역을 대표하는 대표 콘텐트가 될 수 없다"라며 "성공한 사례만 따라 할 게 아니라, 실패 사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신겸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관광학 교수는 "스카이워크 설치 경쟁은 네가 하면 나도 한다는 지자체판 미투(me-too) 같은 현상"이라며 "'독수리오형제(케이블카·모노레일·출렁다리·조형물 많은 전시관 등)'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차별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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