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란치스코 교황, '동성커플 축복' 공식 승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2일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순례자들을 축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2일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순례자들을 축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사제의 동성 커플 축복을 공식 승인했다.

교황청은 18일(현지시각) ‘간청하는 믿음(Fiducia supplicans)’이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다만 교회의 정규 의식이나 미사 중에 주재해선 안 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번 결정에 대해 교황청 교리성은 “축복은 규정에 어긋난 상황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느님이 모든 것을 환영하신다는 신호”라고 밝혔다.

이어 “사제는 사안별로 결정해야 한다”며 “단순한 축복을 통해 하느님의 도움을 구하는 모든 상황에서 교회가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방해하거나 막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축복(blessing)의 정의를 확장함에 따라 동성 커플이나 ‘규정에 어긋나는 커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거나 결혼과 관련한 교리를 바꾸지 않고도 축복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0월 동성 결합이 이성 간의 결혼과 혼동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하에 사제들이 판단에 따라 동성 결합을 축복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곧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곧 공식 승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당시 보수 성향의 추기경들은 “동성 결합 축복이 가톨릭교회의 가르침과 일치하는가” 등 질문을 담은 서한을 보냈고 교황은 “결혼은 이성 간의 결합에 한한다”고 명시하면서 “(교회는) 결혼이 아닌 것을 결혼으로 인정하도록 암시하는 의식은 피한다”고 답했다.

다만 사제들이 “부정, 거부, 배제만을 일삼는 판관이 될 수는 없다”면서 “결혼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전달하지 않는 축복의 형태가 있는지 판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