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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前총리 김부겸·정세균 연쇄회동…"이낙연 고립작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삼육보건대에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을 주제로 강연한 뒤 나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삼육보건대에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을 주제로 강연한 뒤 나오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3지대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야권 내 견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의원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선 ‘이낙연 전 대표 신당 추진 중단 호소문’에 대한 서명이 진행 중이다. 초선 강득구·강준현·이소영 의원은 함께 제안한 호소문을 통해 “분열은 필패다. (이 전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정을 막기 위한 민주당의 총선승리를 위해 민주당에서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또 “이 전 대표는 2020년 7월 당 대표 후보 출마 선언문에서 ‘민주당에서 20년 넘게 혜택을 받은 민주당에 헌신으로 보답하겠다’고 민주당원과 국민 앞에 약속했다”며“그때의 민주당과 지금의 민주당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과거 이 전 대표가 “이름 없는 지방당원으로 청년시절부터 노년기까지 활동했다”고 소개했던 이 전 대표 선친까지 거론하며 “이 전 대표가 계실 곳은 선친이 평생 사랑하신 민주당”이라고 거듭 잔류를 요구했다.

이 같은 ‘신당 중단 호소문’엔 17일까지 민주당 의원 100여명이 서명했다. 박찬대 최고위원과 정성호 의원 등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물론, 비명계로 분류되는 송갑석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다만 의원 단체 대화방에선 “이렇게 서명을 받아 공개하는 방식이 맞냐”는 일부 반론도 제기됐다.

이 전 대표는 채널A 인터뷰에서 “그분들의 걱정은 알겠으나, 여러 갈래 신당 움직임은 ‘정치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국민들의 절망적인 아우성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그냥 ‘신당 하지 말라’가 아니라 민주당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말을 먼저 해야 옳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또 “그 정도라면 저와 무슨 대화가 있어야 할 텐데, 자기들끼리 그렇게 하고 있다”며 “조롱하고 모욕하고 압박하는 방식으로 해결해 온 버릇 때문인지 모르겠다”라고도 했다.

친문계 중진 전해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 신당’ 문제에 대한 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해결을 요구했다. 전 의원은 “통합과 단결은 당 안팎의 다양한 의견을 당 지도부가 끌어안고 문제를 해결해 내는 리더십을 보일 때 가능하다”며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 안에서 역할을 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고, 민주당 지도부에는 “분열을 막기 위한 노력을 훨씬 더 진정성 있게 해야 한다. 당내 다양한 의견을 단순한 이견으로 치부해서도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이른바 ‘명낙 회동’ 움직임은 아직 실무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태라고 한다. 이 대표는 대신 오는 20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 이어 28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비공개 연쇄 회동을 할 예정이다. 당 안팎에선 ‘제3지대 신당 창당’ 기류를 이낙연 전 대표 한 명으로 고립시키면서, 지지층 단결을 이뤄내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친명계 한 의원은 “지금까지는 이낙연 전 대표를 따라나설 현역 의원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윤석열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여론이 60%를 넘는 만큼, 당의 분열을 막고 단결해서 총선을 치르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계파색이 옅은 한 중진 의원은 “강제된 통합만으로 총선 승리는 어렵다. 2012년 총선 때도 당시 이명박 대통령 부정 평가가 우세한 상황에서 야권 전체를 통합하고도 지지 않았냐”라며 “그 전철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여당보다 더 과감한 ‘기득권 내려놓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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