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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 2차 조정기?...서울 실거래가지수 올해 첫 하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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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도심 아파트. 연합뉴스

올해 처음으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하락 전환했다.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거래가 크게 줄면서 아파트값이 ‘2차 조정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0.08% 내리며 올해 처음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도 -0.20%를 기록하며 1월(-0.74%)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경기도와 인천의 실거래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각각 0.35%, 0.29% 내려 서울보다 낙폭이 컸다.

실거래가격지수는 거래 신고가 2회 이상 있는 동일 주택의 실거래 가격 변동률을 이용해 지수를 산출한다. 시세 중심의 가격 동향 조사와 달리 실제 거래된 가격을 사용해 최근 시장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거래량이 적거나 가격이 시세를 크게 벗어난 거래가 포함될 경우 변동 폭이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지난해 22.07% 떨어졌으나 올해 1월 상승세로 돌아선 뒤 9월까지 13.42% 올랐다. 이 기간 서울 등 주요지역 아파트의 경우 이전 최고가의 80~90%까지 가격이 회복하는 등 지난해 하락분을 상당 부분 회복했다.

정부가 올해 초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나섰고, 40조원 규모의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으로 매수세가 살아난 덕분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9월 말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6억~9억원) 대출을 종료한 데다 아파트값의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 고금리 등이 작용하면서 서울 외곽지역부터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아파트값이 하락하는 분위기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실제로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전용 164㎡는 이달 43억3000만원(18층)에 거래되면서 지난달 거래가격(49억5000만원·31층)보다 6억2000만원 하락했다.

대치동 '대치삼성1차' 전용 59㎡도 지난달 거래가격(17억원·22층)보다 5억원 내린 12억원(3층)에 최근 손바뀜했다. 노원구 월계동 ‘대우아파트’도 지난 12일 6억원(1층)에 거래되며 지난 8월 8억원(3층)보다 2억원 하락했다. 최저 매도 호가도 2~3달 전보다 하락한 지역이 많다. 송파구 잠실의 한 공인중개사는 “급하게 집을 팔아야 하는 집주인이 시세보다 가격을 수천만 원 낮춰 급매물을 내놨는데도 쉽게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매수심리가 크게 얼어붙으면서 거래량도 반 토막이 났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에 따르면 11월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 지수는 101.9로 전월 대비 9.2P 하락했다.

지난달 매수 심리 상승세가 10개월 만에 꺾인 이후 2개월째 하락이다. 국토연구원 소비심리지수는 0~200 사이의 점수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가격 상승이나 거래 증가 응답이 많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는 지수가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구분하며 95~115 미만이면 보합 국면으로 분류한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 기준)은 2313건으로 올해 1월(1412건) 이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 말까지 신고기한이 아직 남아있지만 16일 현재 11월 거래량은 1672건에 그쳐 현재와 같은 추세로면 거래량이 2000건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이는 올해 초 규제 완화·특례보금자리론 지원 등으로 급매물이 팔리면서 4월(3191건)부터 거래량이 3000건을 넘어서고 8월(3858건)에는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이런 하락세가 일시적인 조정이 될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집값은 상승·하락 요인이 혼재돼 있는데, 금리와 정책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택 거래량이 많지 않아 집값은 전체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도 “대출규제가 지속하고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내년 2분기까지는 아파트값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파트값이 조정기를 거치면서 내리고, 금리 인하 시점이 가시화하면 다시 한번 매수세가 살아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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