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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두달째 '경기 회복 조짐' 진단…"수출 주도, 부문별 속도 차이"

중앙일보

입력

지난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지난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두 달 연속으로 한국 경제의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수출 회복과 고용 개선 중심으로 긍정적 진단을 했지만, 부문별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

기획재정부는 15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 회복 및 고용 개선 흐름 등으로 경기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밝힌 '경기 회복 조짐' 분석을 두 달째 이어간 것이다. 10월까지는 "경기 둔화 흐름이 완화하고 있다"고 했지만, 11월 이후엔 '개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수출은 자동차·선박·2차전지 실적 확대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두 달 연속 '수출 플러스' 속에 반도체 수출도 16개월 만에 역성장을 벗어났다. 10월 제조업 생산이 1년 전보다 1.2% 늘어나고, 반도체도 14.7% 증가한 것도 회복세 진단에 힘을 실었다. 10월 경기선행지수도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고용 시장은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호조를 보였다. 지난달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27만7000명 늘어 증가 폭이 10월(34만6000명)보다 둔화했지만, 3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실업률은 2.3%로 1년 전과 동일했다. 이승한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지표상으론 성장률 측면에서 상반기보다 확실히 하반기가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수출 제조업 중심으로 GDP(국내총생산)나 경기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세에 대해선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1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3% 올라 10월(3.8%)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고물가 상황은 여전하지만, 지난달 '완만한 둔화 흐름' 평가에서 '완만한'이란 표현을 빼면서 경계수위를 낮췄다.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도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다만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다소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수출과 비교해 소비 등 내수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여서다. 10월 소매 판매는 한 달 전보다 0.8%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도 같은 기간 0.9% 감소로 전환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 대비 0.9포인트 내려가면서 넉 달째 하락세를 보였다.

이승한 과장은 "고물가 영향이 기본적으로 있고 고금리 영향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는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면서 "수출 중심 경기 회복세를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 내수나 취약 부분에 대한 여러 정책적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그린북에선 공급망 이슈를 새로 짚으면서 불안 요소로 평가했다. 중국발(發) 요소 수입 지연처럼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 경제 불확실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셈이다. 이승한 과장은 "한동안 불거지지 않았던 공급망 이슈가 요소·흑연·인산이암모늄 등으로 연이어 나타나면서 정부 모니터링과 대응을 강화해야겠다는 내용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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