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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위대한 나라 만들겠다"…반도체로 시작해 보훈으로 마친 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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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반도체 동맹인 동시에 우리의 혈맹입니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 양국 관계를 동맹과 혈맹이라 일컬었다. 윤 대통령은 “두 나라가 정부·기업·대학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반도체 동맹으로 발전하는 튼튼한 기반이 마련됐다”며 “ASML과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상호 보완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통해 각자의 영역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1979년 한국의 첫 국산 자동차인 포니가 유럽 시장의 문을 처음으로 두드린 곳이 암스테르담임을 언급하면서 “양국 협력의 상징이 반도체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네덜란드가 미국·영국·호주에 이어 네 번째로 파병을 결정한 나라였다는 점을 상기했다.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는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수천 명의 청년을 한국전쟁에 파병한 우리의 혈맹”이라며 “한국과 네덜란드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자유무역과 다자주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토대로 성장한 대표적인 국가”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크라스나폴스키 호텔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비지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네덜란드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크라스나폴스키 호텔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비지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 대통령의 3박 5일간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은 반도체와 보훈을 아울렀다.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ASML의 클린룸을 시찰한 것이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고, 루터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반도체 동맹’을 명문화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동맹 목표는 세계 최고의 초격차를 만드는 것”이라며 “동맹은 중요한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설계에서부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제조로 이어지는 전 주기를 연결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맹이 완성됐다”며 “미국, 일본, 영국에 이어 네덜란드로 연결되는 반도체 공급망 연대가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순방 막바지에는 보훈 관련 일정이 주를 이뤘다. 13일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헤이그 '리더잘'(기사의 전당)을 찾은 윤 대통령은 “이곳은 한국에 매우 의미 있는 장소”라고 강조했다. 리더잘은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곳으로, 고종은 당시 이준·이상설·이위종 특사를 파견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했다. 이어 유럽 내 유일한 한국 독립운동 기념 장소인 이준 열사 기념관을 찾았다. 한국 대통령이 이곳을 찾은 것 역시 처음으로,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이준 열사의 위국헌신을 잊지 않고 위대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네덜란드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왕궁 쓰론룸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네덜란드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후(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왕궁 쓰론룸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이어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을 만난 윤 대통령은 “참전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한국전쟁 당시 카투사 소속으로 네덜란드 대대에 복무했던 최병수(90) 옹도 함께 자리했다. 네덜란드 순방 일정을 마친 윤 대통령은 14일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15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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