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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마약총책 강남 한복판 사무실 차렸다…집중단속 걸린 마약상 보니

중앙일보

입력

경찰이 강남 한복판에 사무실을 차려 SNS를 통해 싱가포르 등 자국에 마약을 유통한 외국인 마약조직 등을 무더기 검거했다. 또 해외에 거점을 두고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한 외국인 마약조직과 클럽에서 마약을 판 이들도 다수 검거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4월부터 7개월간 마약범죄 전담 태스크포스팀을 설치해 국정원·인천세관 등과 공조해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사이버 마약사범 총 100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24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이번 집중단속에서 ▶다크 웹 등 온라인상 마약류 유통 사이트  운영 ▶국내외 SNS상 마약류 제조 방법 게시 및 유통 ▶마약 배송 및 범죄수익 자금세탁 행위 등을 추적했다.

경찰이 지난 4월 싱가포르 마약판매조직 총책 등 4명을 이태원에서 검거하는 모습. 이들은 지난해 9월 싱가포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국내에 입국해 텔레그램 등 SNS로 자국에 마약류를 유통했다. 사진 서울경찰청

경찰이 지난 4월 싱가포르 마약판매조직 총책 등 4명을 이태원에서 검거하는 모습. 이들은 지난해 9월 싱가포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국내에 입국해 텔레그램 등 SNS로 자국에 마약류를 유통했다. 사진 서울경찰청

경찰에 따르면, 싱가포르 마약판매조직 ‘OOOTEAM’ 총책 A씨(37) 등 조직원 4명은 싱가포르 중앙마약청의 추적을 피해 지난해 9월 국내로 잠입했다. 이들은 서울 강남, 이태원 등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합숙 생활을 하면서 텔레그램 등 SNS 채널을 통해 마약을 홍보했다. 마약 주문이 들어오면 총책이 해외의 마약 보관책에게 연락해 구매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자국에 마약을 유통했다.

이들은 마약 공급책·보관책·전달책 등 역할을 분담한 점조직 형태로 마약을 유통했다. 젤리·캔디·전자담배 등으로 개량한 신종 대마, 필로폰 등 마약류를 약 980회에 걸쳐 판매해 2억5000만원의 수익을 냈다. 한국계 공범을 영입해 국내 마약 판로 개척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4월 국정원과 싱가포르 당국의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조기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조직이 자국이 아닌 곳에도 거점을 마련하는 등 초국가적 형태로 범죄 유형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싱가포르 마약판매조직원이 싱가포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국내에 입국했다. 이들은 강남, 이태원 등에 작업실을 두고 텔레그램 등 SNS로 자국에 마약류를 유통했다. 사진 서울경찰청

지난해 9월 싱가포르 마약판매조직원이 싱가포르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국내에 입국했다. 이들은 강남, 이태원 등에 작업실을 두고 텔레그램 등 SNS로 자국에 마약류를 유통했다. 사진 서울경찰청

경찰은 해외에 거점을 두고 국내에 신종 마약을 대량 유통한 외국인 마약조직도 적발했다. 러시아 등 국적의 외국인 마약조직원 4명은 지난해 8월부터 텔레그램 채널을 개설해 신종 마약류인 메페드론, 해시시, 해시시 오일 등을 국내 체류 중인 중앙아시아인들을 상대로 판매했다. 또 경찰은 중국과 태국에 거점을 두고 지난 6월부터 국제특송우편(EMS)을 통해 국내에 마약류를 밀반입한 중국 마약판매조직 총책 등 18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건조 오징어에 마약류를 은닉하는 방식으로 마약을 들여왔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도합 4.5㎏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시가 46억원 상당, 16만 명 투약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해외에 거점을 두고 국내에 해시시 등 희귀 마약을 밀반입해 유통한 중앙아시아 마약판매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 서울경찰청

해외에 거점을 두고 국내에 해시시 등 희귀 마약을 밀반입해 유통한 중앙아시아 마약판매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 서울경찰청

이외에 경찰은 지난해 2~5월 무렵 강남 클럽 일대에서 마약을 유통한 판매자 7명과 투약자 16명 등 23명을 검거했다. 또 마약류 범죄수익을 세탁한 가상자산 환전상 5명과 이들을 통해 마약을 구매한 45명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변화하는 비대면 마약 유통 방식에 대처하기 위해 SNS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국정원·세관 등 국내외 유관기관과 지속적 협력 체계를 구축해 사이버상 마약 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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