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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당했다" 10년 만에 최고…초등학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3월 24일 청계천 한빛광장에 '학교폭력, 사이버폭력 예방 캠페인' 참여자들이 날린 학교폭력 아웃 상징 종이비행기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24일 청계천 한빛광장에 '학교폭력, 사이버폭력 예방 캠페인' 참여자들이 날린 학교폭력 아웃 상징 종이비행기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학교폭력을 경험했다는 초·중·고교생 비율이 최근 10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이버·언어 폭력은 줄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후 대면수업이 이뤄지며 신체폭력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서 실시한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자체 조사를 한 전북교육청은 제외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매년 4월·9월 두 차례 실시하는데, 이번 조사에는 초 4~고3 재학생 384만명 중 82.6%(317만명)가 참여했다. 지난 2022년 2학기 이후 학교폭력 피해·가해·목격 경험 등을 조사했다.

학폭,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증가 

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는 비율은 전체의 1.9%(5만9000명)로 나타났다. 지난해 피해 응답률(1.7%)보다 0.2%p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실시된 2019년 조사(1.6%)보다 0.3%p 증가한 수치다. 2013년(2.2%) 이후 가장 높다.

학교폭력 피해응답인원 및 응답률. 사진 교육부 보도자료

학교폭력 피해응답인원 및 응답률. 사진 교육부 보도자료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이 늘며 주춤했지만, 정상수업이 확대되면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1.6%였던 학교폭력 비율은 2020년 0.9%로 떨어졌지만 2021년 1.1%, 2022년 1.7%, 2023년 1.9%로 늘었다.

사이버·언어폭력은 소폭 줄었지만, 신체폭력은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학교폭력 피해유형은 언어폭력 37.1%, 신체폭력 17.3%, 집단따돌림 15.1% 순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은 각각 4.7%p, 2.7%p 줄었지만, 신체폭력은 2.7%p 늘었다. 성폭력도 전년도보다 0.9%p 증가했다.(4.3%→5.2%)

초등학교에서 가장 많이 발생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3.9%로 중학교(1.3%), 고등학교(0.4%)보다 높았다. 본인이 학교폭력의 가해자라고 답한 초등학생도 2.2%로 중학생(0.6%), 고등학생(0.08%)보다 많았다. ‘친구가 학교 폭력을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학생도 초등학생(7.9%)이 가장 많았다. 중학생은 4.4%, 고등학생은 1.2%였다.

학교급별 피해응답률(%). 사진 교육부 보도자료

학교급별 피해응답률(%). 사진 교육부 보도자료

한유경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 소장은 “초등학생이 중·고등학생에 비해 폭력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라 대인관계 갈등, 비속어 사용 등을 보다 민감하게 ‘학교폭력’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또 이와 별개로 최근 사이버 폭력에 노출되는 연령대가 낮아지는 등 다양한 원인들이 있기 때문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폭력 요인 분석 및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진 교육부 보도자료

사진 교육부 보도자료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언론보도, 드라마 등 학교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시기에 실태조사가 실시돼 전년보다 피해응답률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기점으로 다양한 학교폭력 대책의 성과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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