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0개월째 전체 평균보다 높은 외식물가, 왜 안 떨어질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외식 물가 상승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다. 한 번 오르면 떨어지지 않는 외식업 특성과 물가 상승 장기화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다. 외식 물가가 잡히지 않는 한 물가 안정도 어렵다는 풀이가 나온다.

12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8대 주요 외식 품목 중 김밥·김치찌개 백반의 가격이 전월보다 또다시 올랐다. 서울 지역 김치찌개는 7923원으로, 8000원 돌파를 앞두게 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개 외식품목 가격이 모두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6531원이었던 자장면은 1년 새 7069원으로 8.2%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4.8%를 기록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3%)을 상회한다. 전체 물가상승률은 지난 4월(3.7%)부터 3%대로 내려왔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30개월 연속으로 전체 평균을 웃돌고 있다.

지난달 외식을 비롯한 개인서비스 가격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1.29%포인트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의 3분의 1 이상은 외식 등 서비스 가격 오름세 때문이었다는 풀이가 나온다.

외식 등 서비스 가격은 한 번 오르면 떨어지지 않는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 식당 가격을 한 번 올릴 때 메뉴판 등을 모두 바꾸다 보니 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국제유가나 수급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휘발유·경유 가격이나 농·축·수산물과는 차이가 크다. 예컨대 지난달 국산 쇠고기 가격은 3.6%, 돼지고기 가격은 2.4% 하락했는데 식당에서 판매하는 쇠고기 물가는 2.3%, 돼지갈비는 4.1% 올랐다.

박경민 기자

박경민 기자

공공요금과 인건비 등 부대비용이 증가한 것도 외식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외식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음식점의 연평균 영업비용은 1억8405만원이다. 이 중 식재료비를 제외한 임차료·인건비 등 부대비용이 58.1%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고용인 인건비가 2848만원으로 전년도(2461만원)보다 15.7% 더 들어갔고, 공과금 비용은 같은 기간 1094만원에서 1278만원으로 16.8% 늘었다. 국제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억눌러온 전기·가스요금이 지난해 2분기부터 급격히 오른 영향 등이 반영됐다.

한편 유통 업계에 따르면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마감시간 할인을 노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른바 ‘마감런’이다.

롯데백화점 모든 지점의 1~11월 델리(즉석조리식품)·반찬·과일 코너의 오후 6시 이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해 각각 15%, 10%, 5% 늘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오후 6~7시 이후 과일과 반찬 등을 20~50%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며 “퇴근 후 저녁거리를 사기 위해 들르는 직장인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오피스 상권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1~11월 오후 6시 이후 델리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있는 정기휴점 전날 저녁도 알뜰족들의 ‘장날’이다. 현대백화점의 올해 3~11월 정기휴점 전날 일요일 오후 5시 이후 반찬과 과일 매출은 같은 기간 일요일 오후 5시 이후 평균 매출보다 각각 33%, 2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에서는 오후 8시 이후 탄력적으로 선도에 민감한 과일이나 채소, 수산물, 델리 상품을 10~40% 할인해 판매하곤 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들어 마감 할인 품목의 완판이 늘었다”며 “판매 매출은 5~10% 증가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