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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문 초안서 화석연료 ‘단계적 퇴출’ 삭제에 시끌…폐막 하루 앞둔 COP28

중앙일보

입력

12세의 인도 환경운동가 리시프리야 칸구잠이 11일(현지시간) UAE 두바이에서 열린 COP28 회의장에서 환경 시위를 벌이다 퇴출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12세의 인도 환경운동가 리시프리야 칸구잠이 11일(현지시간) UAE 두바이에서 열린 COP28 회의장에서 환경 시위를 벌이다 퇴출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 폐회 하루 전에 공개된 합의문 초안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 out) 문구가 빠지면서 논란이 됐다고 11일(현지시간) CNN 등이 보도했다.

이날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가 공유한 합의문 초안에는 당초 포함이 예상됐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가 삭제됐다. UAE는 합의문 초안을 계획보다 6시간이나 늦게 공개하면서 논의에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는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COP28이) 완전히 실패할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의장국인 사모아의 토레술루술루 슈스터 환경장관도 성명을 내고 “몇몇 당사자만 특별 대우를 받았고 절차의 투명성과 완결성이 훼손됐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슈스터 장관이 지적한 ‘몇몇 당사자’는 UAE에 문구 삭제를 요청한 산유국들로 해석된다. CNN은 “초안은 화석 연료에 대한 약화된 용어들을 사용해 분명히 산유국들에게 양보했다”고 평가했다.

11일(현지시간) COP28 회의에 참석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단. A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COP28 회의에 참석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단. AP=연합뉴스

2년 전에 열린 COP26에선 석탄에 한정해 퇴출 대신 ‘단계적 감축’(phase down)하기로 합의했다. COP27에선 이 감축 대상을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없는 석유와 가스 등 모든 화석연료로 확대하는 안이 논의됐으나 불발됐다.

환경 전문가들은 COP28 합의문에 화석연료의 퇴출을 담지 못한다면, COP27에서의 논의에서 더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두바이 총회장을 방문해 “이번 회의가 성공하기 위한 핵심은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합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 합의문에 대한 논의는 폐막 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공식적인 회의 일정은 12일에 종료되지만, 각국이 최종 협상에 나서면서 발표 시점은 늦어질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합의문은 참가국 모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한편 이번 초안에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대신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 달성을 위해 화석연료의 소비와 생산을 공정하고 정돈된, 그리고 공평한 방식으로 줄이는 것을 포함한 8개의 선택지가 포함됐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 능력을 현재의 3배로 늘리는 방안 등이다. 재생에너지나 원자력, 탄소 저감·제거 등 탄소 배출이 없거나 낮은 기술을 가속한다거나 비효율적인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안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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