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된다면 …' 나라도, 이름도 바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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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개최국 카타르는 귀화 선수들을 앞세워 스포츠 강국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가장 주목할 선수는 케냐에서 귀화한 '육상 천재' 사이프 사이드 사힌이다. 케냐 시절 이름은 스테펜 케로노. 2003년 파리 세계육상선수권 3000m 장애물에서 우승한 사힌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국적을 변경하면 3년간 출전 금지' 규정을 두는 바람에 2004 아테네 올림픽과 지난해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못했다. 마라톤에서 한국의 김이용(체육진흥공단).지영준(코오롱)과 우승을 다툴 선수도 케냐 출신 무바라크 하산 샤미다. 샤미는 카타르가 아시안게임 우승을 목표로 귀화시킨 선수로 엄청난 액수의 보너스를 걸고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카타르의 귀화 정책은 199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왕족들은 국위 선양의 돌파구를 스포츠에서 찾았고,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값싸면서도 실력 있는 아프리카 선수 수입이었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카타르는 소말리아 출신 모하메드 술리에만이 육상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는 쾌거를 맛봤다. 카타르 건국 이래 첫 올림픽 메달이었다. 카타르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100만 달러를 들여 수입한 불가리아 출신 역도 선수 8명을 출전시키기도 했다.

○…'서양 장기' 체스가 아시안게임에서 데뷔 무대를 갖는다. 도하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28일 처녀종목인 체스에 대한 소개 기사를 배포하고 관심을 당부했다. 체스는 서양 장기지만 개최국 카타르 등 중동 국가에서 즐기는 인구가 많아 이번 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남자 2, 여자 1명)에 총 3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으며 21개국에서 60명이 넘는 선수가 출전했다. 변수는 시간. 한 경기당 개인에게 할당된 시간은 불과 25분으로 한 수를 두는 데 10초 이상 생각하면 안 된다.

○…선수촌에 도핑 주의보가 떴다. 조직위원회(DAGOC)는 28일 역대 최고 수준의 금지약물 반응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각 국가의 올림픽위원회에 통보했다. DAGOC는 1200회가 넘는 약물검사를 계획하고 있다. 4년 전 부산아시안게임(860회)보다 40% 이상 늘어난 것이다. 또 소변이 아니라 혈액을 채취해 검사한다. 소변검사로는 찾아낼 수 없는 신종 약물(합성 스테로이드 등)을 걸러내기 위한 것이다. 혈액검사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도입됐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처음이다. 경기가 끝난 뒤 입상자에 한해서만 검사했던 방식도 바꿔 경기 전 무작위로 선수를 지명해 사전 검사를 한다.

○…한국선수단이 음식 고생을 덜게 됐다. 선수촌에 외부 음식을 반입해선 안 된다며 한국선수단이 싸간 음식을 모두 몰수했던 대회 조직위원회(본지 11월 27일자 27면)가 반입 금지규정을 완화한 것이다. 조직위는 선수단의 항의를 받은 뒤 '포장된 상태의 건조식품이나 약품 반입은 허용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한국 선수들은 컵라면.김 등으로 입맛을 달랠 수 있게 됐다.

도하=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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