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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낙동강 삼각주 '에코델타동’...전국 첫 외국어 법정동 생길듯

중앙일보

입력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조감도. 중앙포토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조감도. 중앙포토

부산에 외국어로 된 지역 명칭을 사용하는 법정동이 생길 전망이다. 부산 강서구 대저2동 일대를 대상으로 한 '에코델다동'이 그것이다. 외국어로 된 법정동 이름은 전국에 아직 없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동 명칭, 어떻게 나왔나

11일 부산 강서구에 따르면 대저2동과 강동동·명지동 일원 11.77㎢ 지역을 아우르는 법정동 명칭을 정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 지역에는 한국수자원공사와 부산시·부산도시공사 등이 6조여원을 들여 스마트시티 등 신도시를 개발하는 ‘에코델타시티’ 사업을 2028년까지 진행한다. 대규모 주거ㆍ상업시설이 조성되면 3만 가구 8만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부산 강서구청

부산 강서구청

이처럼 일정 규모 이상의 재개발 사업 등으로 인해 생활권이 조성되면 지자체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해당 지역을 묶어 새로운 동을 만들 수 있다. 법정동을 새로 만들려면 행정안전부 승인이 필요하다. 기존 대저2동ㆍ강동동ㆍ명지동으로 불리던 지역 가운데 에코델타시티 사업 부지에 해당하는 지역 이름은 새로 정하는 법정동 명칭에 따라 바뀐다.

강서구는 지난달 말까지 주민 8168명을 대상으로 법정동 명칭 선호도를 조사했다. 조사에는 3719명이 응했고, 후보군 20개 가운데 에코델타동을 선호한다는 답변 비율이 48%로 가장 높았다. 2위는 가람동(16%), 3위는 삼성동(9%) 순으로 집계됐다. 에코델타동이라는 명칭은 에코델타시티 개발 사업에서 나온 것으로, 주민 요구에 따라 선호도 조사 후보군에 포함한 것이라고 강서구는 밝혔다. ‘뉴델동’(뉴에코델타동)·‘리버델타동’도 외국어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렸다.

“동 이름 한글이어야? ‘삼각주’ 뜻 담겼다”

강서구는 이르면 이달 중 지명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구 공무원과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한 지명위원회가 새로운 법정동명을 내부적으로 확정하면 강서구는 행안부에 승인을 요청한다. 승인이 나는 데는 보통 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김형찬 강서구청장이 에코델타사업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강서구

김형찬 강서구청장이 에코델타사업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강서구

행안부 승인을 받으면 ‘에코델타동’은 외국어가 사용된 전국 첫 법정동 이름이 된다. 강서구 관계자는 “행안부에 문의한 결과 법정동에 외국어를 금지하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동네 이름은 한글이 좋다”고 생각하는 주민도 여전히 많다. 설문에서 ‘가람동’이 2위를 차지했는데, ‘가람’은 ‘강’의 우리말이다. 대전에서는 2010년 ‘유성구 관평테크노동’이라는 명칭을 만들었다가 주민 반발이 일자 3개월 만에 ‘관평동’으로 되돌린 사례가 있다. 당시 대전에서는 “‘관평테크노동’은 지역 역사나 유래와는 무관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부산 명지동 주민 김모(34)씨는 “에코델타라는 이름에는 낙동강 하류 삼각주의 지역 특성이 그대로 담겼다.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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