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지지율이 근접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여권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범보수·범진보 진영 전체로 보면 이전 결과와 큰 변화가 없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진행해 지난 8일 공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한 달 전 조사에 비해 한동훈 장관의 지지율은 3%포인트 오른 16%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표는 같은 기간 2%포인트 떨어진 19%로 집계됐다. 1·2위를 기록한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3%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내였다. 한 장관이 이 조사에 처음 등장한 지난해 6월 2주차 이래 격차가 가장 작은 결과이기도 했다.
한 장관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더불어 내년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 간판 역할을 한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봤을 때 한 장관이 41%로 압도적이고, 뒤이어 홍준표 대구시장이 7%인 것만 봐도 여권에서 한 장관이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다. 한 장관 역시 최근 전국을 다니며 공개 활동을 늘린 데 이어 지난 6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처음으로 참석해 '상견례 겸 신고식'도 치렀다.
하지만 범보수 진영과 범진보 진영 전체 합계 지지율로 따지면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올 들어 첫 조사가 이뤄진 3월 1주차 때 한 장관(11%)을 비롯해 홍 시장(5%), 안철수 의원(4%), 오세훈 서울시장(3%),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2%), 원희룡 장관(2%), 유승민 전 의원(1%)의 지지율 전체 합계는 28%였다. 같은 조사에서 이 대표(20%)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3%)의 지지율 합계는 23%로 범보수와 범진보 진영 주자 지지율 합계의 격차는 5%포인트였다. 지난 8일 조사에선 범보수와 범진보가 각각 27%와 24%로 두 진영의 격차가 3%포인트였다. 9개월 사이 진영 간 대결의 양상으로 보면 큰 차이가 없다는 의미다. 여권 인사들 중 한 장관에의 쏠림 현상이 나타났을 뿐 여권 전체의 파이가 커졌거나 중도층으로의 의미있는 확장이 이뤄지진 않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보수층에서 한 장관이 인기 있는 건 분명하지만 선거에서 중요한 건 확장성”이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선 한 장관이든 원 장관이든 총선에 보탬이 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는 “확장성과 별개로 지금 지도부는 지지층의 결집도 제대로 못 시키는 상황”이라며 “한 장관과 원 장관이 투입돼 이슈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