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엔 사나이" 오타니에 日도 들썩…요미우리는 호외 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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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MLB)에서 투타를 겸업하는 '수퍼스타' 오타니 쇼헤이(29)가 LA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9240억원)의 초대형 계약에 합의했다. 전 세계 스포츠 역사를 새로 쓰는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오타니의 다저스행과 7억 달러 계약 소식을 전한 10일(한국시간) MLB닷컴 메인 페이지. 사진 MLB닷컴 캡처

오타니의 다저스행과 7억 달러 계약 소식을 전한 10일(한국시간) MLB닷컴 메인 페이지. 사진 MLB닷컴 캡처

오타니는 10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저스를 나의 다음 소속팀으로 선택했다"고 직접 발표했다. 이어 "지난 6년간 응원해주신 LA 에인절스 구단과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 시간을 내 마음속에 영원히 새길 것"이라며 "이제 다저스에서 나의 '베스트 버전'을 계속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MLB닷컴, ESPN 등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들도 일제히 "야구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자유계약선수(FA) 오타니가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달러에 사인했다"며 "'축구 황제' 리오넬 메시가 2017년 남긴 6억7400만달러(5년 계약)를 넘어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해냈다"고 전했다.

이전까지 북미 4대 프로스포츠 최고액 계약은 2020년 미국프로풋볼(NFL) 간판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가 캔자스시티 치프스와의 계약을 10년 연장하면서 사인한 4억5000만달러였다. 또 MLB 역대 최고액은 오타니의 팀 동료였던 마이크 트라우트가 2019년 에인절스와 연장 계약한 12년 4억2650만 달러였다. 오타니는 마홈스와 트라우트의 계약 총액을 2억5000만 달러 이상 추월하면서 단숨에 '7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오타니(위)의 계약을 마이크 트라우트(아래 왼쪽), 무키 베츠(아래 가운데), 에런 저지의 계약과 비교한 ESPN. 사진 ESPN X(구 트위터) 캡처

오타니(위)의 계약을 마이크 트라우트(아래 왼쪽), 무키 베츠(아래 가운데), 에런 저지의 계약과 비교한 ESPN. 사진 ESPN X(구 트위터) 캡처

오타니는 또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 경쟁자였던 뉴욕 양키스 간판타자 에런 저지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금액을 손에 넣게 됐다. 저지는 지난해 말 원 소속팀 뉴욕 양키스와 역대 MLB FA 최고액인 9년 3억6000만달러에 사인했다. 오타니가 1년 만에 이 기록을 가볍게 넘어 역대 가장 '비싼' 야구선수로 우뚝 섰다.

오타니가 받게 된 연평균 7000만달러(924억원)도 MLB 역대 최고 금액이다. 종전 최고 연봉은 베테랑 투수 맥스 셔저(39)와 저스틴 벌랜더(40)가 올해 뉴욕 메츠와 사인한 4333만달러였다. AP통신은 "오타니의 연봉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선수단 전체 급여보다 많은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오타니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한 지난 9월 17일 디트로이트 경기에서 오타니와의 이별을 예감한 LA 에인절스 팬이 '우리는 쇼헤이가 그립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한 지난 9월 17일 디트로이트 경기에서 오타니와의 이별을 예감한 LA 에인절스 팬이 '우리는 쇼헤이가 그립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는 2013년 일본 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 입단해 '이도류(二刀流·투타겸업)' 열풍을 일으킨 뒤 2018년 에인절스와 계약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세계 최고 리그인 MLB에서도 투수와 타자로 모두 성공을 거두면서 야구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오타니의 활약에 "역대 최고의 야구선수", "야구 그 자체", "인간이 아닌 외계인 같다"는 찬사도 쏟아졌다.

FA를 앞둔 올 시즌에는 특히 타자로 눈부신 활약을 했다. 홈런(44개)·출루율(0.412)·장타율(0.654)에서 AL 1위에 올랐고, OPS(출루율+장타율·1.066)는 MLB 전체 1위였다. 투수로도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을 기록했다. 그 결과 오타니는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만장일치로 AL MVP에 올랐다.

6년 만에 FA가 된 오타니의 거취는 시즌 내내 MLB 최고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오타니가 시즌 종료 후 팔꿈치 수술을 받아 내년엔 타자로만 뛸 수 있는데도 주가는 떨어질 줄 몰랐다. 미국 언론들은 줄곧 "오타니가 사상 처음으로 총액 5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실제 계약 규모는 그 예상보다 훨씬 컸다. CBS스포츠는 "이전 소속팀 에인절스는 오타니를 광고·마케팅·유니폼 판매 등에 적극 활용해 연간 2000만 달러 가까운 수익을 냈다. 스포츠에서 오타니만큼 '돈이 되는' 선수는 없다"며 다저스의 '투자 가치'를 인정했다.

요미우리 신문이 오타니의 10년 7억달러 계약소식을 담은 호외를 발행해 시민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요미우리 신문이 오타니의 10년 7억달러 계약소식을 담은 호외를 발행해 시민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의 고국 일본도 상상을 초월하는 초대박 계약 소식에 난리가 났다. 7억달러를 일본 엔화로 환산하면 약 1015억엔에 달한다. 요미우리 신문은 '1000억엔의 사나이'가 탄생했다는 호외를 특별 발행해 시민들에게 배포했을 정도다. 현지 매체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일본 팬들은 "오타니가 국가 예산급 계약에 성공했다", "혼자 오사카에서 박람회도 개최할 수 있다", "역시 인간의 스케일이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환호하고 있다. 도쿄스포츠는 "오타니에게 최우선 조건은 '돈'이 아니었다. 우승하고 싶은 간절함으로 다저스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한편 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뛰는 첫 공식 경기 장소는 미국도, 일본도 아닌 한국의 고척스카이돔이 될 전망이다. MLB 사무국이 내년 3월 20·2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다저스의 정규시즌 개막전을 한국에서 치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고척돔 타석에서 다저스 데뷔전을 치르는 오타니를 보기 위해 수많은 야구팬과 일본 취재진이 대거 모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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