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의대 합격선 423~434점…과탐 선택과목 영향력 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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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8호 06면

수능 성적 분석, 대입 정시 전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효원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대학 지원 참고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효원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대학 지원 참고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8일 수험생에게 배부되며 대입 정시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국어·수학·영어 모두 어려웠던 데다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격차도 커 수험생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이슈와 맞물려 상위권 학생들의 재수 선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수시 최저기준을 못 맞춰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계 분석에 따르면 같은 과목이어도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더 높았다. 특히 올해는 그 차이가 더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표준점수란 수험생이 받은 원점수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점수로, 시험이 어렵게 출제될수록 평균이 낮아져 표준점수가 높아진다. 그만큼 올해 수능이 어렵게 출제됐다는 뜻이다.

종로학원의 분석 결과, 수학은 ‘미적분’ 최고점이 148점으로 ‘확률과통계’(137점)보다 11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엔 3점차(미적분 145점, 확률과통계 142점)였다. 국어도 ‘언어와매체’ 최고점이 150점으로 ‘화법과작문’(146점)보다 4점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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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수능은 문·이과 통합이지만 이과는 미적분·언어와매체, 문과는 확률과통계·화법과작문을 많이 선택한다. 최근에는 문과생의 미적분 선택 비율도 늘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선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차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모의고사, 수능 등을 다 합해도 미적분과 확률과통계 점수 차가 이렇게 벌어진 적은 처음”이라며 “국어 변별력이 지난해보다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수학뿐 아니라 국어에서도 이과생 점수가 매우 유리한 구도”라고 말했다.

주요 대학 실채점 기준 예상 합격선

주요 대학 실채점 기준 예상 합격선

특히 올해 이과 상위권에선 과학탐구 선택과목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만점을 받아도 어떤 과목인지에 따라 표준점수가 최대 12점까지 벌어지기 때문이다. 화학Ⅱ 표준점수 최고점은 80점이고, 지구과학Ⅰ 최고점은 68점이다. 서울대가 올해 정시모집에서 과학탐구Ⅱ 필수 응시 제도를 없앴는데도 과학탐구Ⅱ 응시자는 지난해보다 3946명이 늘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상위권 학생들이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의학계열에서 과탐II 선택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표준점수 격차가 크다 보니, 이번 수능에서 한 문제도 틀리지 않은 유일한 만점자보다 문제를 틀렸지만 표준점수가 높은 수험생들도 나온다. 국어·수학 성적이 좋은 이과생 중 과학탐구 성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면 문과로 지원하기 쉬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국어·영어·수학 1·2등급에 해당하는 학생 수가 줄어든 것도 정시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꼽힌다. 수시 수능최저기준에 맞추지 못해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 1등급 비율은 4.71%로 지난 수능(7.83%)보다 크게 낮아졌다. 국어 1등급은 지난 수능 대비 1843명이 줄었고, 수학은 4661명, 영어는 1만 3987명이 감소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모든 과목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수시에서 최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고려대·연세대는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상당히 많은 만큼 정시 원서 접수 전 최종 모집 인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가스터디·종로학원·대성학원 등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 지원 가능 점수대는 이과 최상위권이 지원하는 서울대 의대 428~434점, 연세대 의대 426~431점, 고려대 의대 423~428점이다.

인문계열은 서울대 경영 406~411점, 고려대 경영 395~403점, 연세대 경영 395~403점이다. 지원가능 점수는 국어·수학·탐구영역(2과목) 표준점수를 합한 점수로 600점 만점(영어 1등급 기준)이다. 입시업계에선 올해 수능이 예상보다 어려웠던 만큼, 내년 수능에 응시하려는 재수생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예고한 의대 정원 확대도 재수생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의대를 지망하는 한 고3 재학생은 이날 성적표를 받고 “가채점 때보다 (점수가) 더 떨어졌다”며 “오늘 바로 재수 종합학원을 알아보고 공부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수석 “메타인지, 실력 향상 도움” 유일 만점자 “기출문제 많이 풀어”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한 이동건(19)씨는 “시험은 늘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킬러문항 논란에도) 공부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기존에 하던 대로 임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번 수능에서 표준점수 449점을 받았다. 생명과학Ⅱ에서 한 문제를 틀렸지만 수석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선택과목마다 표준점수 최고점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수능에서 유일한 만점자인 유리아(19)씨는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를 선택해 표준점수 합산 435점이었는데, 이씨는 이보다 14점이 높았다.

올해 초 대구 경신고를 졸업한 이씨는 성균관대 의예과에 합격했지만, 서울대 의예과 진학을 위해 2월부터 재수를 시작했다. 과목별로는 국어 영역의 경우 기출 분석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어보려고 노력했다. 수학은 ‘내가 지금 이 문제에서는 어떤 개념을 활용하고 있나’ 하는 메타인지를 하면서 풀었던 것이 실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됐다. 화학Ⅱ나 생명과학Ⅱ와 같은 탐구과목들은 EBS 수능특강이나 수능완성 교재로 개념공부를 한 다음 기출문제와 실전 모의고사를 매일 1~2세트씩 꾸준히 풀었다.

한편 유일하게 만점을 받은 유리아씨는 “일어나는 시간은 무조건 동일하게 유지해서 아침 공부 습관을 들였다”며 “킬러문항을 배제한다면 논란이 없을만한 기존 문제들을 재활용할 거라고 생각해 기출문제 푸는 양을 더 많이 늘려서 대비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용인 외대부고를 졸업하고 재수를 선택한 유씨는 “의예과에 진학해 뇌과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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