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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억 수원 전세사기 임대인 일가 검찰 송치...여죄 계속 수사

중앙일보

입력

지난 10월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법인 사무실 압수수색을 참관한 뒤 택시를 타고 이동하려다 임차인들에게 붙잡힌 정모씨 일가. 임차인들은 ″택시 탈 돈은 있고 내 보증금 돌려줄 돈은 없느냐″고 소리쳤다. 손성배 기자

지난 10월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법인 사무실 압수수색을 참관한 뒤 택시를 타고 이동하려다 임차인들에게 붙잡힌 정모씨 일가. 임차인들은 ″택시 탈 돈은 있고 내 보증금 돌려줄 돈은 없느냐″고 소리쳤다. 손성배 기자

수원 전세사기 사건을 일으킨 의혹을 받는 임대인 정모(59·구속)씨 일가에 대한 경찰의 1차 수사가 마무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8일 정씨 부부와 아들(29) 등 3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정씨 일가는 임차인들과 1억원 내외의 임대차 계약을 맺고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7일까지 이들과 관련한 전세사기 피해 고소장만 474건에 이르고, 피해 액수는 714억원 상당이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검찰 송치를 위해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정씨 부부는 “피해자들에게 할 말 없느냐?” “여전히 고의가 아니었다고 생각하느냐?” “피해자들에 대한 변제 계획은 실행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고소장은 지난 9월 5일 처음 경찰에 접수됐다. 이후 정씨 부부가 경기도 여러 지역에 다수의 빌라와 오피스텔 등을 보유하고 있는 임대업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해 신고가 줄을 이었다. 경찰도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사건을 수원남부경찰서에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관했다.

정씨 부부는 부동산 임대업 관련 법인 등 총 18개의 법인을 만들어 대규모로 임대 사업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들 정씨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운영하며 임대차 계약을 중개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수원대책위원회가 파악한 정씨 일가 소유 법인 건물은 수원 47개, 화성 7개, 용인 1개, 양평 1개 등 56개다. 이들 건물에 입주한 세대수 976가구다. 대책위는 피해액이 1298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0월 '수원 일가족 전세사기단'으로 불리는 정모(59)씨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손성배 기자

경찰은 지난 10월 '수원 일가족 전세사기단'으로 불리는 정모(59)씨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손성배 기자

경찰은 송치 이후에도 정씨 일가의 여죄를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또 정씨 일가가 운영한 부동산 법인 관계자 1명과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 및 중개보조원 45명 등 총 46명을 상대로도 조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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