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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에 뒤질라, 수퍼 금융앱 내놓는 대형은행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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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국내 대형 금융사가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앱)으로 모든 금융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원앱(One-App)’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인터넷전문은행과의 금융 플랫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비대면 업무가 활성화되는 만큼 인건비 등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은행·카드·증권·라이프·저축은행 등 5개 자회사 앱의 핵심 기능을 한데 모은 수퍼앱 ‘신한 슈퍼쏠(SOL)’을 18일 출시한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계좌 이체·카드 이용액 조회·주식거래·보험금 청구 등 필수 기능을 한데 모아서 금융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고, 다른 금융앱으로의 이탈을 방지하는 락인(Lock-in)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KB금융이 금융사 최초로 21개의 자사 앱을 통합한 ‘KB스타뱅킹’을 2021년 출시했다. 은행 자산은 물론 부동산·자동차 등 비금융 자산까지 포함한 자산관리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스타뱅킹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5대 금융사 앱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우리금융도 내년 하반기 그룹 통합 플랫폼 ‘뉴원뱅킹’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은 기존의 ‘하나원큐’ ‘NH올원뱅크’에 점차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수퍼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후원사인 만큼 하나원큐 앱을 통해 축구 경기 티켓 예매가 가능하도록 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사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규제 등으로 일상생활 영역까지 침투가 가능한 서비스 제공은 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싱가포르 은행 DBS는 금산분리 완화를 계기로 ‘마켓플레이스’ 앱을 출시하고 다른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부동산 매물 추천 및 관련 대출 제공·여행 패키지 예약 서비스와 함께 여행자 보험·항공 마일리지 카드 판매 등을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앞으로 금융 플랫폼 선점 경쟁은 더 치열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방문보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점차 많아지는 만큼 금융앱을 고도화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대면 서비스에 필요한 인력이나 영업점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하면 결국 판매 채널이 약화해 타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할 거란 위기의식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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