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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개딸 권한 강화’ 당헌 의결…이낙연 “새 정당 나와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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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7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해 손뼉을 치고 있다. 앞줄 오른쪽은 홍익표 원내대표.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7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 참석해 손뼉을 치고 있다. 앞줄 오른쪽은 홍익표 원내대표. 김성룡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7일 국회도서관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권리당원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비중을 현행 60대 1에서 20대 1로 변경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비명계가 “나치 정당”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반발하면서 친명·비명 간 전면전이 벌어졌다.

투표에 앞서 열린 자유토론에서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에서 활동하는 이원욱 의원은 “직접민주주의와 정치권력이 결합할 때 독재 권력이 되는 건 나치 정당에서도 봤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태극기 부대의 결합으로 총선에서 패배했다. 우리가 가려는 꼴이 그 모습을 닮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비명계 의원들도 “10년 지킨 시스템을 바꾸면 어떻게 100년 정당을 만드느냐”(전해철), “(당헌 개정은) 축구장에서 갑자기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키고 룰을 바꾸라는 것”(윤영찬)이라고 항의했다.

원외 친명계는 비명계 비난에 앞장섰다. 임세은 전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 대표를) 끊임없이 비판하고 내려오라고 하면 어떻게 민주적 지도부를 꾸리느냐. 이준석을 끌어내린 국민의힘보다 못하다”고 했다.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윤종군 안성지역위원장은 “(비명계는) 자기 생각만 원칙이자 민주주의라고 착각한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의 시간이 지났고, 지금은 이 대표님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이낙연

비명계의 반발에도 개정안은 중앙위원 490명 중(참여율 80.99%) 331명(67.55%)이 찬성해 무난하게 가결됐다. 이 대표는 토론을 마치고 나와 “다양한 토론을 자유롭게 하는 건데, 결론에 따르면 되겠죠”라며 여유를 보였다.

이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대해 “이제 뭘 할 수 있겠나. 별 기대는 안 한다. 양당 모두 싫다는 국민께 대안을 제시하는 게 정치의 의무”라며 새로운 전국정당 창당을 시사했다. 그는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도 고민하냐’는 질문에 “정답이 없다고 하는 국민이 특정 지역에 모여 살지 않는다”면서 “전국 정당을 표방하는 새로운 정당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냥 시간을 끌고 연기를 피울 수 없다”고 했다.

정세균

정세균

정세균 전 총리도 측근을 통해 입장을 냈다. 정세균(SK)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은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정 전 총리가 “여태까지 정치를 해오면서 가장 민주주의가 실종된 정당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에 이어 정 전 총리까지 이재명 대표 민주당에 비판을 쏟아내면서 김부겸 전 총리까지 결합한 ‘3총리 연대설’이 다시 주목받게 됐다. 김 전 총리는 지난달 말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에 대해 “이견을 공격하는 건 백색 테러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다만 김 전 총리 주변에서는 “양평에서 쉬고 있는데 왜 자꾸 불러내냐”는 말도 나온다.

한편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세종시당 간담회 행사에서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70석만 먹어도 최소 154석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남·제주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부산·울산·경남에서 1~2석 늘 것이고, 빠져 봤자 충청·강원에서 5곳 정도이기 때문”이라고 근거를 제시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대세론, 낙관론을 꺼내는 순간 필패”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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