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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엑스포 불발 1주만에 부산행 “지역현안 완벽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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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부산 엑스포 유치 불발 일주일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6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한 기업인과 시민 대표, 정부 관계자, 국민의힘 지도부와 부산지역 국회의원 등 100여 명을 초청해 감사함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엑스포를 위해 추진한 지역 현안 사업은 그대로 더 완벽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부산이 물류와 금융, 디지털과 첨단산업의 거점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숙원사업이자 윤 대통령 대선공약이기도 한 가덕도 신공항 개항과 산업은행 이전, 북항 개발 등의 지속 추진도 약속했다. 또 “부산의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과 범정부 거버넌스를 신속히 만들겠다”며 “부산은 다시 시작한다. 부산 이즈 비기닝”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격려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오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격려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이란 명칭으로 열린 간담회는 ‘부산 올인’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큼 규모와 참석자 모두 역대급이었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그간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우리는 부산의 도전과 꿈을 위해 또다시 원팀 코리아로 하나가 됐다”며 “부산의 도전에 우리 기업과 삼성도 늘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출마 대상자인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도 출동했다. 국민의힘 의원은 “장관들의 출사표를 보는 듯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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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부산 민심 달래기 성격이 컸다. 여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돼 온 부산·울산·경남의 지지율은 최근 하락세다. 지난 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11월 28일~30일 성인 1009명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이 지역 부정 평가는 52%에 달했다. 긍정 평가(40%)보다 12%포인트나 높았다. 부산 지역 여당 중진 의원은 “예상 외 엑스포 유치 참패에 경제 사정도 좋지 않아 지역 민심이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를 마친 뒤 대기업 총수 등과 함께 부산 전통시장인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했다. 시장 분식집에서 떡볶이와 빈대떡 등을 시식한 윤 대통령은 “엑스포 전시장 부지에 외국 투자기업을 유치해 엑스포를 유치했을 때보다 부산을 더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 뒤 윤 대통령은 인근 돼지국밥집에서 간담회 참석자 일부와 점심을 먹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식사 자리에서 총수들에게 지난달 30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엑스포 유치 축하 전화를 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사우디 리야드 엑스포 시설 건설을 해낼 수 있는 기업은 한국 기업뿐”이라며 협력을 요청한 사실을 전했다. 이 자리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김석기·장예찬 최고위원도 함께했다. 지도부 외 부산 현역 의원 중엔 유일하게 장제원 의원이 윤 대통령과 국밥을 먹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장 의원이 아버지 기일 행사를 마친 뒤 뒤늦게 식당에 왔고, 윤 대통령이 ‘잘 마쳤느냐’고 물으며 반갑게 맞이했다”며 “정치적 현안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제도 어려운데 대통령이 기업인을 끌고 다니는 건 무책임하다”며 “엑스포 유치 실패 원인을 철저히 따져 책임을 묻겠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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