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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연말까지 러시아 공장 문 닫는다…최대 수혜자는 중국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 상트페트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차 러시아 공장 . 현대차=뉴시스

러시아 상트페트르부르크에 있는 현대차 러시아 공장 . 현대차=뉴시스

현대자동차가 한때 ’러시아 1위’의 기반이었던 현지 공장을 올해 말까지 가동 중단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폭풍으로 현지 업체에 매각될 것이라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러시아 공장을 이달 31일까지 폐쇄할 방침이다. 이러면 지난해 3월 이후 총 22개월간 가동이 중단되는 셈이다.

앞서 현대차는 정몽구 명예회장 주도로 지난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연산 20만 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구축했다. 동유럽 시장 교두보 확보, 첨단 우주항공 기술 도입과 관련한 러시아 측의 협조 등 전략적 목표도 있었다.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는 솔라리스, 크레타, 리오 등 인기 차종을 생산했다. 2021년 8월엔 시장 점유율 27.5%로 현지 자동차 판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제재로 부품 수급난을 겪으면서 공장 문을 닫아야 했다. 르노·마쯔다·닛산·벤츠·폭스바겐 등 다른 해외 완성차 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렇게 가동 중단 기간이 길어지자 현지에선 현대차 공장 매각설이 불거졌다.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9월 현대차가 러시아 업체에 인수될 예정이라며 “곧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력 후보군으로 러시아 자동차·부품 판매 업체인 AGR 오토모티브, 아프토토르 등이 거론됐다. 중국 체리자동차도 눈독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공장 매각 후 전쟁이 종식되면 되살 수 있는 조건(바이백)을 붙여 협상 테이블에 나왔다는 추측도 나왔다. 다만 현대차 측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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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이런 사이 연 78만 대에 이르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1.4%로 급락했다.〈그래픽 참조〉

그 빈틈을 차지한 건 체리·창안·오모다·지리 같은 중국 업체들이다. 특히 수입차 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80%로 독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수입차 시장은 고공행진 중이다.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는 올해 1~10월 러시아가 수입한 승용차는 모두 88만94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8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조사업체인 아브토스타트도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2021년 6월 기준)에는 7%에 불과했던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7배 이상으로 커졌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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