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 2라운드…MBK 손잡은 장남의 반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다시 시작됐다. 2021년 수면 아래로 잠겼다가 재점화한 경영권 분쟁 시즌2다. 하나밖에 없는 왕좌를 둘러싸고 형제 간 분쟁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중앙포토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다시 시작됐다. 2021년 수면 아래로 잠겼다가 재점화한 경영권 분쟁 시즌2다. 하나밖에 없는 왕좌를 둘러싸고 형제 간 분쟁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중앙포토

자산 10조4000억원으로 재계 40위권인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를 둘러싼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했다. 2021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이번 형이 동생에 반격하는 ‘시즌2’ 격이다.

5일 ㈜벤튜라는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공개적으로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벤튜라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 스페셜 시튜에이션스(MBKP SS)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벤튜라는 이날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조희원씨와 지난달 30일 공개 매수 등과 관련해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벤튜라가 자금을 대고 조 고문과 함께 경영권을 인수에 나선 것이다. 공개 매수 기간은 이달 24일까지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42.03%)이며,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씨의 지분율은 각각 18.93%, 10.61%다. 조 고문과 조 회장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두 아들이다. 조희원씨는 조 명예회장의 차녀다. 조 명예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0.81%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번 분쟁에 이름을 올리진 않았다.

벤튜라가 밝힌 한국앤컴퍼니 공개 매수 주식은 최소 1931만5214주(20.35%)에서 최대 2593만4385주(27.32%)다. 조현식 고문 등과 더하면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에 올라설 수 있는 수준이다. 벤튜라와 조 고문은 상대방 동의 없이 최대 주주와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지 않기로 약정했다. MBKP SS는 “공개 매수가 성공해 50%를 넘는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확보하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즉각적으로 한국앤컴퍼니 기업 가치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조양래 명예회장, 조현범 회장. 사진 한국앤컴퍼니

왼쪽부터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조양래 명예회장, 조현범 회장. 사진 한국앤컴퍼니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전경.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전경.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재계에선 이번 공개 매수를 두고 한국앤컴퍼니에서 두 번째 형제의 난이 시작됐다고 평가한다. 현재로썬 누가 승리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당장은 40% 넘는 지분을 보유한 조현범 회장이 유리한 상황이다. 그는 8%를 추가로 확보하면 회사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게 된다. 조 고문과 벤튜라는 소액 주주와 10.37%에 달하는 외국인 주주 등을 설득할 방침이다.

한국앤컴퍼니 주가 방향은 승패를 결정할 요인이다. 이날 한국앤컴퍼니가 상한가(2만1850원)를 기록하면서 공개 매수 가격(주당 2만원)을 뛰어넘었다. 이러면 개인 주주가 조 고문 측 주식 공개 매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양측의 갈등은 2020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회장은 그해 시간 외 대량매매로 조 명예회장이 갖고 있던 지분 23.59%를 모두 인수해 자신의 지분을 42.90%로 늘리면서 한국앤컴퍼니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전엔 조 고문(19.32%)과 조 회장(19.31%)의 지분이 서로 비슷했다. 당시 양측은 조 명예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등을 놓고 법정에서 대립하기도 했다. 이후 2021년 12월 조 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사장에서 회장으로 올라서고, 조현식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된 듯 보였다.

하지만 조 회장이 올 3월 2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가 지난달 28일 보석으로 풀려나면서 상황이 반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조 고문 측이 동생(조 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문제 삼으며 분쟁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