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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우크라 보내진 한국 155mm 포탄, 유럽 전체보다 많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7월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전장에서 155mm 포탄을 옮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7월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전장에서 155mm 포탄을 옮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의 모습. AP=연합뉴스

올해 초부터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건네받아 우크라이나에 간접 지원하는 형식으로 전달된 155mm 포탄의 수가 모든 유럽 국가의 공급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WP는 올해 우크라이나 전황을 종합하는 기획 기사를 통해 미국과 서방의 군사 지원 현황을 전했다.

WP는 미국이 어려운 논의 과정을 거쳐 우크라이나에 주력 전차인 에이브럼스 지원했고 영국과 독일도 자국 전차를 전달했지만, 더 큰 문제는 러시아군의 방대한 포병 탄약고와 경쟁할 155mm 포탄 공급이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군이 필요로 하는 포탄의 수는 한 달에 9만발이 넘지만, 미국의 생산량으로는 이 수요의 10%를 조금 넘는 수준만 감당할 수 있었다. 미 전직 고위관리는 WP에 “간단한 계산이다. 어느 시점에선 필요한 양의 포탄을 공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5mm 탄약을 자체 생산할 수 있으며, 대량 보유하고 있는 한국에 눈을 돌렸다. 미 국방부는 한국 정부를 설득하는 데 성공할 경우 41일 안에 155mm 탄약 약 33만발을 우크라이나 전장에 보낼 수 있다고 봤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독일제 자주대공포 게파르트를 키이우 외곽에서 운용 중이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독일제 자주대공포 게파르트를 키이우 외곽에서 운용 중이다. AFP=연합뉴스

문제는 한국은 교전 지역에 대한 무기 공급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에 미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 측과 교섭에 나섰고, 한국 정부는 ‘간접 지원의 경우는 수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WP는 전했다.

WP는 이후 간접 형식으로 공급이 시작된 155mm 포탄의 수가 유럽 국가 전체의 지원량을 넘어섰다고 했다. 다만 WP는 구체적인 포탄의 수나 미국이 한국산 포탄으로 자국 탄약고를 채우고 미군의 포탄을 지원한 것인지, 한국에서 이송된 포탄을 곧바로 우크라이나로 전달했는지는 여부는 다루지 않았다. 앞서 한국 정부는 미군이 최종 사용자라는 조건으로 무기를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이 간접 방식의 탄약 지원을 승인하면서 서방이 공급량 확보 외에도 이득을 얻었다고 WP는 평가했다. 155mm 탄약 부족으로 미국은 집속탄까지 동원해야 할 위기였지만, 그런 상황은 피했다는 점에서다.

집속탄은 한 개의 포탄 안에 많은 자탄(子彈)을 넣어 광범위하게 피해를 주는 탄종이다. 민간인 피해가 커 전 세계 120개국이 이를 금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집속탄 사용 금지 조약에 서명하진 않았지만, 집속탄 지원을 피하며 서방이 도덕적 우위를 지킬 수 있게 됐다는 것이 WP의 설명이다.

한편 WP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월 2023년이 ‘승리의 해’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러시아군의 방어선은 더 두터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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