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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수 주는데 입학경쟁률 20대 1…대구 국립초 비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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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면

대구 중구 경북대사범대학부설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IB 교육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발표회를 열었다. [사진 대구시교육청]

대구 중구 경북대사범대학부설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IB 교육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발표회를 열었다. [사진 대구시교육청]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시스템을 도입한 초등학교 입학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이 교육 시스템을 도입한 대구 경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초등학교(이하 경대사대부초)는 10년 전보다 입학 경쟁률이 2배 이상 뛰었다.

4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2024년도 경대사대부초 신입생 모집 1차 경쟁률은 19.9대 1을 기록했다. 전체 78명 모집(특수전형 모집 2명 제외)에 1550명이 몰렸다. 10년 전인 2014학년도 7.4대 1과 비교해봐도 경쟁률이 2배 이상 높아졌다.

국립초인 경대사대부초 인기 비결은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과 교복 착용, 사립초 못지않은 교육시설 등이 꼽힌다. 교육부에서 대부분 지원하고 관할하는 국립초는 주소에 따라 학교가 정해지는 공립초와 달리 대구 전역에서 지원이 가능하다.

내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박모(36)씨는 “IB 때문에 지원했는데 아쉽게 떨어졌다”라며 “게다가 교복을 입어 옷값 부담이 적고 접근성도 좋아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 IB 기구가 1968년부터 개발, 운영 중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외교관이나 해외 주재원 부모를 따라 여러 나라에서 교육받는 자녀를 위해 만들었다. 토론식 수업이기에 시험은 논술형으로 출제되고 IB 본부에서 교육 받은 교사가 여러 단계를 거쳐 채점한다. 원한다고 아무 학교나 IB를 도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국제 학력 인증기관 중 하나인 국제학위협회(IBO)에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 교육시설·교사진 등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인증이 까다롭다.

2017년부터는 국내 공교육에도 IB 교육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대구·제주교육청이 한국어판 IB 프로그램 도입에 나섰다. 대구에서는 경대사대부초와 경대사대부중에서 처음 시작했다. 두 학교는 2018년 IB 관심 학교를 거쳐 2019년 IB 후보 학교로 지정됐으며, 2021년 1월 IB 월드스쿨 인증을 받았다. 국내 첫 IB 월드스쿨이 대구에서 나온 것이다.

IB 도입 후 경대사대부초 모집 경쟁률은 급격히 상승했다. 2020년도 13.6대 1, 2021년도 16.9대 1, 2022년도 18.3대 1에서 지난해 21.7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운발 경대사대부초 교장은 “IB에 대한 학부모 관심이 커지면서 지원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교육청은 IB 도입 학교를 늘려 공교육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역 중에도 공단 지역이나 비선호 학교 등 다소 열악한 교육환경을 가진 곳에 IB를 도입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지난 9월 IB 월드스쿨 인증을 받은 공립초인 서구 중리초는 서대구공단 지역 내 위치한 전교생 120여 명의 소규모 학교다. 인구 감소로 인해 주변 환경이 노후화된 구 도심지에 위치하고 있어 침체한 교육열을 높이고자 IB가 도입됐다.

이날 기준 대구는 초·중·고 각각 9개교, 7개교, 5개교의 IB 월드스쿨을 보유하고 있다. 전국 공교육 산하 27개교의 IB 월드스쿨이 있는데 이 중 21개교는 대구교육청 관내 소속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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