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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 수출 갑자기 막은 중국…내년엔 할당제 시행 거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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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달 중국 질소비료협회가 요소 수출 자제를 결정한 회의에 경제 당국자가 입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가 ‘수출 자율 제한’을 결정한 ‘비료 기업 동계·춘계 수급 회의’에 기업 14곳 대표와 함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경제무역부 담당관들도 참석한 것이다. 발개위는 중국의 거시경제를 총괄하는 부처다.

회의 자료에 따르면 발개위 측은 비료 공급 및 가격 안정화 현황 과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주문했다. 발개위 관계자는 “비료 기업의 가격 안정이 시장의 수급 균형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내년 봄 비료 준비 및 국가 식량 안보를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업들은 “정치적으로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비료 시장의 공급 및 가격 안정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수출 제한 조치는 이 자리에서 언급됐다. 기업들은 수급 안정화 대책으로 “협회의 제안에 따라 수출을 자발적으로 중단하겠다”며 “업계는 자율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율적이라고 했지만,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부서와 비료 업계 ‘큰손’들이 참석한 회의의 결정인 만큼 비료 수출은 사실상 이날부터 중단된 셈이다.

정재호 주중대사는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달 17일 질소비료협회가 회원사의 질소비료 수출을 자제하고 중국 내 우선 공급할 것을 제안한 문서를 발표한 이후 요소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왔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이후 지난달 30일 실제 통관 중지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12월 1일 발개위와 해관총서, 상무부, 외교부에 문제를 제기하고 차질 없는 통관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 비료네트워크망에는 지난달 19일부터 요소 수출 법적 검사 기간을 60일로 연장하기로 했으며 내년도 요소 수출 할당제 시행이 예정돼 있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주중 한국대사관은 “수출 할당제 시행 여부는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요소 수출 물량은 지난 9월 119만t에서 10월 56만t으로 전달 대비 53% 감소했다. 중국 내 하루 요소 생산량은 현재 17만5000t으로 파악된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내부적으로 요소 수요가 긴장돼 통관 지연이 일어났다”며 “확인 결과 정치적 배경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중국산 물량과 베트남·일본 등으로부터 수입할 물량을 합쳐 약 3개월분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정치적 의도가 적은 데다 국내 재고도 있는 만큼 당장 요소수 대란이 반복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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