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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위성 이어 초소형 위성도…30분마다 北 감시 '킬체인의 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군 당국이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의 세 번째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1일 1호기 발사로 본격화한 '425 사업(군 독자 정찰위성 개발 사업)’을 통해 구상한 5기의 위성에 소형 정찰위성을 더해 북한의 군사 동향을 더욱 촘촘히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방 해상에서 우리 군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를 실시하고 있다.  뉴스1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방 해상에서 우리 군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를 실시하고 있다. 뉴스1

처음으로 1단 연소, 실제 위성도 탑재

4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한국형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의 3차 시험발사가 제주 남방 해상에 설치한 바지선에서 실시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하고 있는 고체추진 발사체를 통해 소형위성을 발사하기 위한 성능 검증이 목적이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추진기관별 성능 검증을 포함한 고체추진 발사체 개발의 핵심기술 대부분을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해당 고체추진 우주발사체는 1∼3단에 고체연료가, 4단에 액체연료가 각각 적용된다. 4단의 액체연료는 탑재체 분리 단계에서 세밀한 조정을 위해 사용된다.

앞서 지난해 3월 1차 발사 때와 같은 해 12월 2차 발사 때는 2~4단 추진체와 더미 위성으로 구성된 발사체를 시험했다. 당시 1차 발사에선 2단 추진체만, 2차 발사에선 2~3단 추진체 및 4단 액체 추진체가 연소했다.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앞바다에서 군 주도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앞바다에서 군 주도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에는 2단을 제외한 1·3·4단 추진체가 시험됐다. 특히 전체 추진체 가운데 추력이 가장 큰 1단 추진체가 성공적으로 발사돼 의미가 적지 않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이번 시험발사를 통해 더미가 아닌 실물 인공위성이 처음 우주 궤도에 투입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100㎏급 소형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위성이 650㎞ 우주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이다. 이를 놓고 1단 고체추진체의 추력이 뒷받침돼 가능한 결과라고 군 당국은 평가한다. 해당 1단 추진체의 추력은 북한이 개발 중인 고체연료 1단 추진체의 1.5~2배에 이른다고 한다.

필요시 신속 발사…액체연료 단점 보완 가능

고체추진 우주발사체는 향후 500~700㎏급 저궤도용 소형 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군 당국은 고체추진체 성능 개량을 통해 탑재 중량을 1500㎏까지 늘려나간다는 입장이다.

군 당국이 425 사업에 이어 고체추진 발사체 개발에도 공을 들이는 건 액체추진 발사체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SAR 탑재 위성 4대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탑재 위성 1대를 도입하는 425 사업으로 지난 2일 1호기인 EO·IR 위성 발사가 실시됐고, 2025년까지 나머지 SAR 위성 4기도 궤도에 올릴 계획이다.

헤당 위성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미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린다. 액체추진 발사체는 연료 효율이 좋아 대형 탑재물 운송에 적합하지만, 다수의 복잡한 구성품으로 구성돼 취급이 어렵고 가격도 비싸다. 이 때문에 다수 위성을 한 번에 쏘는 데 주로 활용된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22년 12월 30일 충남 태안 종합시험장 인근 해상에서 실시한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성능 검증 2번째 시험발사에서 1차 시험 때보다 더 세부적인 추진기관 연소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ADD는 이번 시험을 통해 우주발사체의 필수 기술인 고체 추진기관별 연소,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 자세제어 기술, 탑재체(더미 위성) 분리 등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탑재체 분리 전 모습. 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22년 12월 30일 충남 태안 종합시험장 인근 해상에서 실시한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성능 검증 2번째 시험발사에서 1차 시험 때보다 더 세부적인 추진기관 연소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ADD는 이번 시험을 통해 우주발사체의 필수 기술인 고체 추진기관별 연소,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 자세제어 기술, 탑재체(더미 위성) 분리 등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은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탑재체 분리 전 모습. 국방부

반면 고체추진 발사체의 경우 대형화에는 불리하나, 구조가 단순하고 비용이 저렴하다. 군 관계자는 “고체추진 발사체는 택시, 액체추진 발사체는 버스로 비유된다”고 말했다.

안보 수요에 맞춰 적시에 위성 발사를 준비하기에도 고체추진 발사체가 더 유리하다. 추진 기관을 지속적으로 제작하고 장기간 보관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발사준비 기간도 고체연료는 7일 이내에 불과해 수십일 이상 소요되는 액체연료보다 짧다. 운용 중 위성이 문제를 일으키거나 보완이 필요할 경우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고체 기습’ 노리는 北…촘촘한 위성으로 대응

군은 향후 1~4단과 소형 위성을 탑재한 완전체의 형상으로 2025년 고체추진 발사체를 다시 한 번 시험 발사한다. 국방부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발사체 조립 및 점검 등 필요한 기술들을 민간 기업에 이전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고체추진 발사체는 초소형 정찰위성 32기를 띄우는 데 활용할 수 있다. 425 위성 5기가 정상 작동하면 북한을 2시간 단위로 들여다볼 수 있는데, 여기에 초소형 정찰위성이 가세하면 그 주기를 30분 내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이 보유한 고체연료 미사일의 연료 준비 시간이 20~30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이상동향을 포착할 확률을 그만큼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3축 체계' 중 유사시 북한을 선제 타격한다는 개념의 킬체인(Kill Chain) 능력 강화와도 직결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군 당국은 고체추진체 성능 개량을 통해 탑재 중량을 1500㎏까지 늘려나간다는 입장이다.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방 해상에서 우리 군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시험발사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한국형 고체연료 발사체의 소형 인공위성 발사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제주도 중문으로부터 4㎞ 남쪽 해상에 설치된 바지선에서 진행됐으며 군이 쏘아 올린 발사체엔 한화시스템에서 개발한 지구관측용 소형 인공위성이 탑재됐다. 국방부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남방 해상에서 우리 군이 한국형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3차 시험발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시험발사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한국형 고체연료 발사체의 소형 인공위성 발사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제주도 중문으로부터 4㎞ 남쪽 해상에 설치된 바지선에서 진행됐으며 군이 쏘아 올린 발사체엔 한화시스템에서 개발한 지구관측용 소형 인공위성이 탑재됐다. 국방부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의 발사 성공을 통해 우주 기반 감시·정찰능력 확보를 가속화할 수 있어 큰 의미가 있다”며 “우주발사체를 포함한 우주전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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