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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예상 못해, 이동관 아바타 내세워 방송 장악 의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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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7호 04면

‘이동관 사퇴’ 허 찔린 민주당

1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검사 탄핵소추안에 관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1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이 검사 탄핵소추안에 관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국회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전격 사퇴하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거야’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소추안 강행 처리 시도가 무산됐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던 이 위원장 탄핵안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 위원장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면서 자동 폐기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본회의 개의 직후 “정부로부터 방통위원장이 면직됐다는 공문이 제출돼 방통위원장 이동관 탄핵소추안은 의사일정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본회의에 보고된 이 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안을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었다.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한다. 하지만 탄핵 소추 대상자인 이 위원장의 경우 스스로 물러나면서 탄핵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본회의 표결을 6시간 앞두고 이날 오전 9시쯤 전해진 이 위원장의 사의 표명 소식에 민주당은 허를 찔린 모습이었다. 이에 민주당은 “꼼수” “먹튀” “뺑소니”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윤 대통령에게 사표 반려를 촉구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탄핵을 회피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고 비난했고 고민정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재가한다면 이 위원장의 먹튀 행위에 가담한 공범자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갖 불법을 저질러놓고 탄핵안이 발의되자 이제 와서 뺑소니를 치겠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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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선 지난달 9일 여당인 국민의힘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전격 철회하면서 탄핵안 처리가 불발된 데 이어 또다시 기습을 당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날 탄핵안이 통과되면 헌법재판소 판단이 내려지기까지 최장 180일간 이 위원장 직무가 정지되는 만큼 내년 4월 총선이 끝날 때까지 사실상 방통위를 무력화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당초 계산이었다. 국회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최장 6개월까지 시간을 벌 수 있었는데, 새 후보자가 지명될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포함해도 공백이 한두 달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결국 ‘이동관 아바타’를 내세워 끝내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의도인 것 같은 데 이해하기가 좀 어렵다”며 “사실 전혀 예상하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국정 수행 형태라서 예상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대표의 발언은 ‘다 예측하고 있었지만 진짜 그렇게까지 하나. 너무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이 이 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은 본회의 직전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거부권 남발 규탄 및 민생법안 처리 촉구대회’를 열었다. 발언 수위도 한층 강경해졌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잘못된 공무원, 범죄 혐의가 있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사표 수리를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또다시 그런 결정을 한다면 제2, 제3의 이동관도 모두 탄핵시키겠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폐회 하루 전인 오는 8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법’ 처리를 밀어붙이며 대정부 공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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