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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2명 고작 41분만에 날렸다…巨野 "10명 더 탄핵해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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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일 과반인 168석을 앞세워 또다시 검사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했다. 지난 9월 21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사(안동완) 탄핵안을 통과시킨 지 72일 만에, 이번엔 검사 2명(손준성·이정섭)의 탄핵안을 한 번에 처리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인사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이 기각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포함해 모두 4명으로 늘었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검사(손준성), 검사(이정섭)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검사(손준성), 검사(이정섭)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날 국회 본회의의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탄핵안 표결은 180명 투표 중 찬성 175표, 반대 2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가결됐다. 함께 진행된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 탄핵안 표결도 180명 투표 중 찬성 174표, 반대 3표, 기권 1표, 무효 1표로 가결됐다. 탄핵안에 반대한 국민의힘은 회의에 불참했다. 이날 두 명의 검사 탄핵안이 처리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41분이었다. 두 탄핵안 모두 초선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 소속의 김용민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민주당 의원 168명 전원이 공동 발의했다.

손 검사의 탄핵안 발의 사유는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김웅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가 유시민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범 야권 인사를 검찰에 고발하도록 종용했다는 ‘고발 사주’ 의혹(공직선거법 위반 등)이다. 손 검사는 해당 의혹으로 지난달 27일 1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 받고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13차 본회의에서 손준성, 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13차 본회의에서 손준성, 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까지 수원지검 2차장검사로 근무하며 ‘쌍방울 대북송금 대납 의혹’ 등 이재명 대표의 수사를 총괄했던 이정섭 검사는 처가가 운영하는 골프장 등에서 근무하는 일반인의 범죄기록을 무단 조회해 친인척에 제공(공무상 비밀누설 등)하고 자녀를 위장 전입(주민등록법 위반)한 의혹 등이 탄핵안 발의 사유로 적시됐다. 이 검사는 해당 의혹으로 지난달 20일 업무에서 배제된 뒤 피의자로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민주당은 두 검사의 탄핵안에서 “검사로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을 공정하게 행사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바, 그 직을 박탈함이 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 수사 방탄용” “검찰에 대한 위협”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 검사 탄핵에 대해선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 대표 수사를 진행하는 검찰 탄핵이 발의된 점은 정치적이다. 차라리 나를 탄핵하라”고 반발하는 등 파장이 크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월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의혹으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지난 9월엔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보복 기소 의혹으로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이 장관 탄핵안은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고, 안 검사 심판은 심리 중이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본회의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어 “도둑이 경찰관을 쫓아내겠다는 몰상식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탄핵이 민주당 대표를 호위하기 위한 불법적 수단으로 활용되는 악행을 멈추라”(김기현 대표)고 주장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이 대표만 무섭고 국민은 무섭지 않으냐”며 “독재나 다름없는 폭거”라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막가파 탄핵당’이라고 비난받아도 당연하다”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의원들이 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폭거 규탄대회'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의원들이 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국회의장 사퇴촉구 및 의회폭거 규탄대회'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국민의힘은 김진표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 촉구 결의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여야가 합의하지 않은 본회의를 열어 민주당이 추진하는 탄핵안 처리에 앞장서는 등 편파적으로 국회를 운영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예산안 처리를 예상하고 여야가 개의를 논의했던 본회의에서 탄핵안 표결이 이뤄진 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내 친명계 초선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탄핵안 의결의 의도와 관련해 “앞으로 검사를 10명 더 탄핵하면 검찰도 윤석열 정부의 말을 들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검사탄핵TF 소속의 의원은 “앞으로도 검사 탄핵 추진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수도권 초선 의원이 중앙일보에 “당 대표 수사 검사를 탄핵하는 건 방탄 탄핵으로 비칠 수 밖에 없다. 추가적인 검사 탄핵은 없어야 한다"고 밝히는 등 탄핵 역풍에 대한 당 내부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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