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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카카오 폭로전 점입가경…홍은택 "조사단 꾸려 감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영 쇄신’을 앞세운 카카오가 내부 폭로전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자신의 SNS를 통해 사내 각종 경영 비위 의혹을 폭로한 가운데, 카카오 임직원들이 반박에 나서면서 진실 공방전이 되어가고 있다.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장진영 기자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장진영 기자

무슨 일이야

카카오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자산개발실 소속 오지훈 부사장과 직원 11명은 지난 29일 카카오 내부망에 장문의 공동 입장문을 올렸다.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 시공사 선정은 문제 없이 이뤄졌다는 내용이다. 오 부사장은 제주도 JDC 유휴 부지 개발 과정도 배재현 투자총괄대표 등 경영진 결재를 모두 거쳐 진행한 사안이라며 관련 결재 서류도 공개했다.

오 부사장 등의 입장문은 김 총괄의 기존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내용이다. 앞서 김 총괄은 지난 28일부터 자신의 페이스북에 “데이터센터, 공연장 등 부동산 개발프로젝트에 대한 비리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제주도 본사 유휴 부지 개발 과정에서도 외부 업체 선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게 왜 중요해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사진 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사진 카카오

경영 쇄신을 선언한 카카오가 내부 진흙탕 싸움으로 혼란에 빠졌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으로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금융당국과 검찰 조사 대상에 오르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수수료 사업을 독점 기업의 부도덕이라 질타해 핵심 계열사의 앞날도 밝지 않다. 사면초가에 빠진 카카오는 외부 감시기구로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를 출범했고, 김 창업자가 직접 ‘경영쇄신위원회’(경쇄위)를 이끌겠다며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월 영입된 김 창업자의 30년 지기 소방수인 김정호 총괄이 SNS에 내부 비리 의혹을 폭로한 것. 경영 쇄신보단 내부 알력 다툼을 SNS로 중계하는 상황이 됐다.

카카오 내부도 최근 논란에 대해 ‘(김 총괄이) 쇄신 작업에 앞장서고 있다’며 지지하는 쪽과 ‘잘 모르고 내부 총질로 더 문제를 키우고 있다’며 김 총괄에 부정적인 세력으로 갈라진 상태다.

수습 나선 카카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 13일 오전 경기 성남에 위치한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3차 공동체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 13일 오전 경기 성남에 위치한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3차 공동체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논란이 커지자 카카오 본사도 수습에 나섰다. 30일 오후 홍은택 대표이사는 직원들만 접속하는 사내망에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 아레나, 제주 ESG 센터 등의 건설과정 그리고 브랜든(김 총괄의 영어이름)이 제기한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공동체 준법경영실과 법무법인을 중심으로 조사단을 꾸려서 감사에 착수했다”며 “골프장 회원권과 관련해서는 이미 매각 절차에 들어갔고, 환수한 자금은 휴양시설 확충 등 크루(직원)들의 복지를 늘리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대외협력비의 문제는 이미 개선안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고도 덧붙였다.

홍 대표는 김 총괄이 임원들에게 폭언을 했다는 의혹도 정식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외부 법무법인에 조사 의뢰할 것을 윤리위에서 건의해 와서 수용했으며, 외부 기관들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판단은 윤리위에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주시길 당부드리고, 그동안 감사나 조사 결과를 예단해서 얘기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비리 의혹이 공방전으로 이어지면서 중립성을 띤 외부기구인 준신위가 나설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 노조인 카카오 크루유니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 총괄이 폭로한 경영진의 특혜와 비위행위, 김 총괄의 폭언 사건 등에 대해 외부 독립기구인 준신위에 조사를 요구했다. 준신위는 다음 달 정식 활동이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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