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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리볼빙 잔액 7.5조…금감원, 다음달 리스크 관리 지도

중앙일보

입력

카드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카드 관련 이미지. 셔터스톡

금리가 높은 카드사 결제성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 서비스의 잔액이 최근 증가세를 보이면서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건전성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리볼빙은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서비스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다음 달 초 카드사를 상대로 리볼빙 관련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라고 지도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리볼빙 잔액이 많이 늘거나 연체율이 카드업계 평균보다 높은 카드사 3∼4곳이 주요 대상이다. 과도한 금리 마케팅 등으로 리볼빙을 권유하는 영업 행태를 자제하라는 내용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리볼빙 잔액은 증가 추세에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0월 카드사들의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5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7조6125억원)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달(7조1634억원)이나 2021년 말(6조1448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리볼빙은 금리가 높은 만큼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카드사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리볼빙 잔액이 추세적으로 늘고는 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년 새 카드사별 리볼빙 잔액이 많이 늘어난 곳은 KB국민카드(1조3544억원→1조5165억원), 신한카드(1조4448억원→1조668억원), 삼성카드(1조1857억원→1조3463억원), 롯데카드(9403억원→1조956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업황이 악화한 저축은행‧대부업이 대출을 줄이자 '급전' 수요가 카드사로 몰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카드 돌려막기'를 사실상 추가 대출 수단처럼 활용한다는 얘기다. 특히 카드론과 달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이 아닌 리볼빙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한다는 진단도 있다. 신용카드 이용액 자체가 늘어나는 점도 리볼빙 이용액이 증가하는 데 한몫했다.

소비자는 리볼빙을 활용해 당장 카드값 연체를 피할 수 있지만, 가계 부채의 질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 금리가 높은 리볼빙을 여러 달 연속으로 이용하면 채무상환(이월 원금)과 수수료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어서다.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율은 지난달 평균 연 16.65%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올랐다. 리볼빙 수수료율은 저신용자일수록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가까워진다.

전문가들은 "급할 때 리볼빙을 쓰더라도 빨리 갚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여력이 생기면 잔액을 선결제하고, 당장 다 갚기가 어렵다면 결제 비율이라도 높이라는 것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큰 금액의 빚은 상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데 비해 리볼빙은 이런 인식이나 의지가 덜한 경우가 많다"면서 "가급적이면 지출을 덜 해서라도 리볼빙 잔액을 줄이는 게 빚의 악순환을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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