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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KT SAT·SK텔링크 손잡은 스타링크, 국내 서비스 초읽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항공우주회사 스페이스X는 국내에서 스타링크 위성통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항공우주회사 스페이스X는 국내에서 스타링크 위성통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국내 상륙 초읽기에 들어갔다. KT의 위성통신 계열사인 KT SAT이 스타링크와 협업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국내 항공·해상 통신망을 중심으로 스타링크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무슨 일이야 

KT SAT은 29일 미 항공우주회사 스페이스X와 손잡고 스타링크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국내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링크는 현재 5000여 개 위성을 기반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일본 등 전 세계 60여 개국에 광대역 인터넷을 제공하고 있다. 가입자 수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 송경민 KT SAT 대표는 “저궤도 위성 서비스는 항공, 해상 등 지상 통신망의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 초고속 통신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크다”며 “비정지궤도 위성을 결합한 고품질 통신망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게 왜 중요해

통신·인터넷 생태계가 육상을 벗어나 항공·해상으로 확대된다면 스타링크의 위성 서비스는 통신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육지에서는 촘촘한 기지국을 앞세운 이동 통신망이 유리하지만 통신 기지국을 설치하기 어려운 산골이나 섬, 해상, 항공에서는 위성통신망이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음영 지역 없이 한반도와 부속 도서 전체에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6세대(6G) 이동통신이 보편화하면 위성통신망을 통해 선박 와이파이, 해상물류 사물인터넷(IoT),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의 서비스도 확대될 수 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KT·스타링크 손잡은 이유는

그간 KT SAT은 정지궤도 위성(무궁화 위성)을 활용해 선박 업무에 필요한 통신을 제공해왔다. 정지궤도 위성 통신의 장점은 서비스 지역(커버리지)이 넓고 끊김 없이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하다는 점. 하지만 고도가 높아 속도가 느린 게 단점이었다. 반면, 스타링크의 저궤도 위성은 고도가 낮아 데이터 송수신이 원활하다. KT SAT과 스타링크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 KT SAT은 모빌리티, 그 중에서도 해양 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스타링크는 위성을 촘촘히 배치하는 방식으로 커버리지가 좁은 저궤도 위성의 단점을 극복할 계획이다. 오는 2027년까지 현재의 2배가 넘는 1만2000여 개 위성을, 2030년까지 4만 개 이상의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리기로 했다.

로켓 발사 비용을 크게 줄인 스페이스X의 팔콘 로켓. 스페이스X

로켓 발사 비용을 크게 줄인 스페이스X의 팔콘 로켓. 스페이스X

서비스는 언제부터

스타링크는 지난 3월 자회사 스타링크코리아를 설립하고, 5월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마쳤지만 정부 승인은 아직 받지 못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절차가 특별히 지연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서류를 계속 제출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스타링크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서비스 시작 시기를 올해 2분기로 예고했었지만 현재는 2024년으로 변경한 상태다. 한편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링크도 지난 16일 열린 SK테크서밋에서 스타링크 안테나를 전시하며 간접적으로 협업을 예고했다. SK텔링크도 KT SAT과 마찬가지로 선박, 항공기 등에 위성서비스를 해온 만큼 KT와 SK텔레콤이 비슷한 시기에 스타링크 서비스를 국내에 선보이게 됐다.

로켓에 탑재되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들. 사진 스페이스X

로켓에 탑재되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들. 사진 스페이스X

더 알면 좋은 것

현재 글로벌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은 스타링크와 유텔셋원웹, 아마존의 3파전 양상이다. 영국의 위성 인터넷 통신사 원웹은 지난 3월 프랑스 유텔셋과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하고 유텔셋원웹으로 새출발했다. 현재 634개 저궤도 위성을 통해 서비스 중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전 세계 100% 커버리지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에서는 지난 24일 한화시스템이 국내 서비스를 위한 ‘저궤도 위성통신 유통·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아마존도 ‘프로젝트 카이퍼’라는 이름으로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위성을 발사해 2029년까지 5년간 3236개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하기로 했다. 후발 주자이지만 1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스타링크와 원웹을 추격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