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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재팬은 옛날 얘기…하이브리드 등에 업고 일본차 ‘급가속’

중앙일보

입력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세단 ES300h는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6616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늘었다. 단일 차종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E250(9296대), BMW 520(8251대)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많이 팔렸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ES300h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우수한 연비에 더해, 전기차보다 충전 등 유지 관리가 편리한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본다. ES300h는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의 소비자 체험평가에서 4년 연속 ‘올해의 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렉서스의 인기 차종인 ES300h.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국내에서만 6616대가 팔렸다. 전년 동기보다 86%나 판매가 늘었다. 사진 한국토요타자동차

렉서스의 인기 차종인 ES300h.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국내에서만 6616대가 팔렸다. 전년 동기보다 86%나 판매가 늘었다. 사진 한국토요타자동차

렉서스를 비롯한 일본 차들이 국내 시장에서 다시 ‘날갯짓’하고 있다. 2019년 일본 상품 불매운동 이후 크게 위축됐던 수입차 시장 내 입지가 다시 단단해지는 분위기다.

2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국내에서 팔린 일본 수입차는 1만8822대로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8.6%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 대수(1만3868대)보다 35.7%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 팔린 전체 수입차는 21만9071대로 전년 동기보다 2.9% 줄었다.

일본 차 강세는 사실 ‘전기차 약세’라는 거시환경의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하이브리드차 강국이다.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6% 늘었다. 전기차(11.6%)는 물론, 가솔린(-8.4%), 디젤(-29.5%)차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엔화 약세’로 인한 일본 여행 증가로 반일 감정이 사그라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 9월 아주자동차대학교와 전동화 기술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아주자동차대학 내에 렉서스토요타 전동화 트레이닝 아카데미를 열었다. 사진 한국토요타자동차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 9월 아주자동차대학교와 전동화 기술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아주자동차대학 내에 렉서스토요타 전동화 트레이닝 아카데미를 열었다. 사진 한국토요타자동차

‘일본 차 회복세’는 글로벌 1위 완성차 업체인 토요타가 주도하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올해 초 콘야마 마나부 신임 대표 부임 이후 ‘모두의 전동화’ 전략을 강조하며 현재까지 7종의 신차를 선보였다. 신형 5세대 프리우스도 내달 출시를 앞두고 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하이브리드 강세와 라인업 보강 등에 힘입어 토요타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6768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을 26.4% 늘렸다. 토요타의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는 같은 기간 1만1008대가 팔렸다. 판매 증가율이 93%로 거의 두 배에 이른다.

당분간 토요타를 중심으로 한 일본 차 강세 현상은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기차 대기수요 중 상당 부분이 하이브리드차로 향하는 등 일본 차 업체에는 나무랄 데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데다, 토요타 등이 내년에도 국내 시장에 꾸준히 경쟁력 있는 신차를 투입한다는 계획이어서다.

강대환 한국토요타자 상무는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내년에도 신차를 꾸준히 내놓는다는 입장은 분명하다”며 “단순히 판매 대수 증가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토요타 제품에 만족할 수 있도록 보다 더 노력하겠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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