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썩은 과일' '등에 칼 꽂은 자'…비명 겨눈 양이원영 현수막 시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인 양이원영 의원(비례대표)이 같은 당 비이재명계(비명계) 의원을 '썩은 과일' '등에 칼 꽂은 자'라고 비난한 현수막을 게재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양이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은 선거 120일 전까지 사실상 무제한으로 현수막을 게시해 자신의 정치 및 의정활동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광명시 가로정비과는 공직선거법이 보장하는 정치활동의 자유를 무시하고 현수막을 지속적으로 철거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득권에게만 유리하고 새로운 도전자에게는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광명 지역에서도 재현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양이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경기 광명을 지역구에 출마할 예정이다. 이 지역구의 현역 의원은 같은 당 소속이자 비명계인 양기대 의원이다.

양이 의원은 "한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저는 부당한 행위에 맞서 당당히 제 길을 가려 한다"며 내달 1일 자신의 이름으로 광명을 지역에 현수막을 게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게시될 현수막 문구 3개를 선택해달라며 8개의 시안을 올렸다. 시안으론 '당대표를 지킬 적임자 누구인가' '썩은 과일을 골라내야 한다'는 글이 담겼다. '썩은 과일'은 비명계인 양 의원을 부르는 은어인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또 양 의원의 이름 '기대'를 이용해 '등에 칼 꽂은 자 더이상 기대하지 말라' '언제까지 기대만 할 건가' '기대 4년, 실망 4년, 이제는 희망으로' 등의 내용을 담은 시안도 올라왔다. '썩은 과일', '등에 칼 꽂은 자'라는 부분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당 안팎에선 이런 같은 당 의원을 향한 강도 높은 비난에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부끄럽고 참담하다. 같은 당 동지에게 이렇게 할 순 없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