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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글씨로 "이갈이"…용산 150곳 도배한 범인, 미국인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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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그려진 낙서. 사진 용산경찰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그려진 낙서. 사진 용산경찰서

지난해부터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이갈이’, ‘Broxism’ 등 정체 불명의 낙서를 그린 미국 국적의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용산경찰서는 이태원 등 용산 일대의 주택 대문, 굴다리, 쓰레기통, 도로노면, 전봇대, 상점 셔터 등 155개소에 그라피티를 그린 미국인 A씨(30대)를 재물손괴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27일 밝혔다. 그라피티는 락카 스프레이 페인트 등을 이용해 주로 공공장소에 그림을 그리는 등 흔적을 남기는 행위를 말한다.

A씨는 2023년 10월 관광차 입국하여 용산 일대에 락카 스프레이 페인트와 특수펜을 이용하여 ‘이갈이’, ‘bruxism’(미국 의학용어로 ‘이갈이’라는 뜻), ‘brux’라고 낙서를 해왔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그려진 낙서. 사진 용산경찰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그려진 낙서. 사진 용산경찰서

A씨는 2022년 10월에도 입국하여 같은 범행을 한 뒤 SNS 등에 자신을 ‘이갈이’라고 지칭하고, 그라피티한 것을 사진과 영상을 찍어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낙서 신고를 접수하고 동선을 추적하여 A씨를 특정하여 검거하였고, 출국정지한 상태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 중이다.

KBS에 따르면 A씨는 경찰조사에서 자신이 낙서를 했다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자신이 그라피티를 한 이유에 대해선 “평소 이갈이 방지 장치를 물고 자야 할 정도로 이갈이가 심하다”며 “이갈이는 생각보다 심각한 질병이니,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그려진 낙서. 사진 용산경찰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그려진 낙서. 사진 용산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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