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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AN” 물결…민관 엑스포 유치위, 지구 495바퀴 돌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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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내일 엑스포 개최지 결정 투표

LG전자가 오는 29일까지 국제박람회기구 총회가 열리는 파리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한 ‘LG 래핑 버스’를 운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에펠탑 앞을 지나는 홍보 버스. [사진 LG전자]

LG전자가 오는 29일까지 국제박람회기구 총회가 열리는 파리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한 ‘LG 래핑 버스’를 운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에펠탑 앞을 지나는 홍보 버스. [사진 LG전자]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진행되는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부산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굳혔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6일 보도했다. 개최지 후보에는 한국 부산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종 개최지는 28일 BIE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 대표들의 익명 투표로 결정된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당초 원유 수입 등 중동과의 관계를 고려해 리야드를 지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그동안 한·일 관계 개선에 노력해 온 점을 평가해 부산을 내세운 한국 정부를 지지하는 쪽으로 결정됐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한국의 윤 정권에 힘을 실어줘 앞으로 한·일 관계를 더욱 개선하려는 일본 정부의 의도가 담겼다는 평가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지난 9월 인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부산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한국 정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엑스포 개최지 결정에서 특정 지역 지지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2018년 열린 2025년 엑스포 유치전 당시 한국이 일본 오사카·간사이 지역을 공식적으로 지지한 바 있어 일본의 이번 선택에 관심이 모아졌다.

일본까지 지지에 나섰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정부는 그간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전을 펼쳤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과 각종 국제행사 등에서 90여 개국, 500명 이상의 인사를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 활동을 했다. 윤 대통령이 국빈 방문 등을 통해 직접 찾은 국가만 10여 개국이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유세전을 펼치고 26일(한국시간)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파리 일정에서 BIE 대표단 초청 오찬 행사에 참석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기여를 하겠다”며 부산 지지를 요청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개최지 선정을 위한 BIE 총회 참석을 위해 26일 프랑스로 출국했다.

정부는 총회 투표에 앞서 재계·부산광역시와 막판까지 부산 엑스포 유치에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민관 합동으로 꾸려진 엑스포 유치위는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이날까지 500여 일간 지구를 495바퀴(1989만1579㎞) 돌며 유치전을 펼쳤다. 한 총리는 112개국 인사 203명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전을 벌였고, 국내에서도 각국 정상급 인사와 전화통화로 부산 지지를 설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참석을 위해 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고 있다. [사진 총리실]

한덕수 국무총리가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참석을 위해 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고 있다. [사진 총리실]

재계는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프랑스 입국 길목과 관광 명소 등에서 유치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프랑스 국립 오페라극장인 오페라 가르니에의 대형 옥외광고에 갤럭시Z 플립5 이미지와 부산 엑스포 로고를 선보였다. 프랑스뿐 아니라 영국 런던 피커딜리 광장, 스페인 마드리드 카야오 광장 등 유럽 각지에 대형 전광판을 통해 부산 엑스포를 알렸다.

SK이노베이션은 전 세계 사업장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를 염원하는 막바지 응원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과 8개 자회사 소속 페루·베트남·말레이시아 등 9개국 사업장 임직원들은 이날 ‘SK는 자랑스럽게 부산 엑스포 유치를 지지합니다’라는 응원 문구가 쓰인 홍보물과 부산을 응원하는 사진·메시지를 보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아이오닉6와 기아 EV6 등 아트카 10대를 파리에 투입했다. 아트카는 지난 23일부터 루브르 박물관과 개선문 등 주요 명소와 BIE 본부, 각국 대사관 인근 등을 순회하고 있다. BIE 총회와 엑스포 유치 후보 도시의 최종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28일에는 회의장인 팔레 데 콩그레디시 주변을 집중적으로 다니면서 투표에 참여하는 각국 대표에게 부산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일부터 파리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를 홍보하는 래핑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형 이층버스는 옆면에 부산을 홍보하는 이미지와 ‘LG는 부산의 2030 세계박람회 개최를 지지합니다’라는 문구를 담았다. LG 관계자는 “28일에는 BIE 총회장을 중심으로 버스를 운행한다”고 말했다. 롯데물산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외벽의 미디어파사드에 ‘부산 이즈 넘버 원(BUSAN IS NO.1)’이라는 응원 메시지를 송출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부터 BIE 본부가 있는 파리에서 ‘메종 드 부산(부산의 집)’이라는 공간에 상주하며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한국 정부와 여러 기업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 결과 이제는 누구도 승부를 점칠 수 없을 만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도 파리에 집결해 막판 대규모 유치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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