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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화장품 거리가 살아났다…유커 빈자리 채운 '큰 손'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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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지난 9월 서울 중구 명동 화장품 가게 안에 위치한 입술 화장품 코너 모습. 연합뉴스

지난 9월 서울 중구 명동 화장품 가게 안에 위치한 입술 화장품 코너 모습. 연합뉴스

최근 서울 중구 명동 유동 인구가 증가하자 ‘로드숍’으로 불리는 중저가 화장품 업체들이 잇따라 신규 점포를 늘리고 있다. 명동은 한때 건물마다 로드숍이 밀집해 ‘화장품 메카’로 불렸으나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침체기를 겪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전날 명동 상권에 명동충무로점을 새로 열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10월 말 명동중앙점 오픈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월 명동성당길점, 올해 1월 명동3번가점, 5월 명동1번가점을 연이어 개점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명동 상권이 빠르게 살아나고 있어 추가 매장을 열었다”며 “매출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니모리는 현재 명동 상권에 운영 중인 4개 매장 합산 올해 하반기 매출은 상반기보다 3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에게는 스테디셀러인 스네일 라인 제품과 과일 립밤·핸드크림 같은 ‘펀(fun) 제품’의 인기가 많다.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지난 9월 말 ‘명동 메가스토어점’의 인테리어 재단장을 마쳤다. 재단장을 마친 명동 메가스토어점에서는 미샤를 비롯해 어퓨‧초공진‧스틸라‧셀라피‧라포티셀 등 에이블씨엔씨의 주력 브랜드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

매장 재단장 후 한 달간 일평균 매출은 전달 대비 약 40% 증가했으며 외국인 고객 매출은 약 30% 늘었다. 미샤 관계자는 “메가스토어점은 외국인 관광객 영향 등으로 마스크팩 매출이 일반 매장보다 18배 이상 많다”고 전했다. 미샤는 명동에 메가스토어점과 명동1번가점 2개 지점을 운영 중으로, 내년 1월에도 신규 점포를 낼 계획이다.

지난 9월 서울 중구 명동 화장품 가게 안에 위치한 입술 화장품 코너 모습. 연합뉴스

지난 9월 서울 중구 명동 화장품 가게 안에 위치한 입술 화장품 코너 모습. 연합뉴스

네이처리퍼블릭도 지난 8월 명동월드점을 새롭게 재단장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21년 명동월드점‧명동유네스코점‧명동중앙점을 운영해오다 지난해 12월 명동1번가점을, 올해 1월 명동3번가점을 각각 새로 열었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명동월드점은 20∼40대 여성 해외 관광객이 주고객층”이라며 “중국‧일본 등 아시아권 여성뿐 아니라 미국‧영국 등 명동을 방문하는 해외 고객들은 반드시 거쳐 가는 거점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에뛰드는 올해 2월 명동1번가점과 명동중앙점을 신규 오픈하며 매장을 3곳까지 늘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109만8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 대비 225.2% 증가했다. 이는 2019년 9월 대비 75%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월별 기준 가장 높은 회복률을 보였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명동 공실률은 12.7%로 작년 동기 대비 약 33.1%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명동 상권에서 화장품 매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32.9%로 지난해보다 약 2배 성장했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달 중구에서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은 신한카드와 BC카드 이용고객 기준 1624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외국인 고객 국가가 다양해지고 마스크팩과 같은 중저가 제품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객보다는 소규모로 한국을 방문하는 동남아와 일본 관광객 대상 매출이 늘었고, 전 품목이 고르게 나갈 정도로 찾는 종류가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닥터지와 같은 브랜드는 이런 수요 트렌드에 따라 말레이시아나 일본에 매장을 내거나 K-팝 연예인과 협업 활동을 늘리고 있다.

닥터지가 지난 4월 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복합 쇼핑몰 내 매장. 사진 고운세상코스메틱

닥터지가 지난 4월 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복합 쇼핑몰 내 매장. 사진 고운세상코스메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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