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해소제 '춘추전국시대'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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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문화가 확산되면서 숙취해소제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2000년대 초 중소 생산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소수의 업체들만이 살아남은 이 시장에 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28일 음료업계에 따르면 올해 900억원으로 추정되는 숙취음료시장은 CJ가 '컨디션ADF'에서 490억원의 매출을 올려 70%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어 그래미의 '여명808'이 200억원의 매출을 올려 2위, 동아제약 '모닝케어'가 100억원으로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상 '아스파' 등 기존 제품에 경남제약 '숙취보감', 광동제약 '광동오케이(OK)'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신제품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기는 지난 92년 컨디션이 처음 시장에 나온 이후 계속됐다. 미래바이오의 '리셉션', 바이오오키의 '영림수', 홍삼나라의 '파워롱', 종근당 '땡큐' 등 제품들이 이색 아이템을 무기로 시장에 진입했으나 끝내 생존한 제품은 몇 안된다.

음료시장의 최강자인 롯데칠성음료조차 '모닝세븐'이 월매출 5억원에 못미치자 지난달 생산을 중단했다. 식품업계의 선두주자인 대상 역시 아스파에서 매출이 매우 부진해 근근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다.

CJ와 동아제약, 그래미 등이 시장의 거의 전부를 잠식하면서 이들 브랜드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음료업계는 웰빙 문화가 확산되면서 숙취해소제 시장이 날로 커질 것으로 보고 신제품 개발에 한창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 700억원은 지난해 600억원보다 100억원이나 늘었다. 웰빙 문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중소기업들이 무한 경쟁에 들어가면서 시장을 확대한 것도 한 요인이 됐다.

CJ와 동아제약 등은 자사 브랜드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시장 구도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제약사들이 기존 숙취해소제들에서 보이던 '음료' 이미지를 벗어나 한방 식물 추출물을 첨가한 '의약품'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광동제약과 경남제약이 각각 인진오령산과 헛개나무, 상심자, 천문동 등 한방 원료를 내세운 것도 이같은 특이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를 바라보는 CJ는 느긋하다. CJ는 92년 이후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넘겨주지 않고 있다. '컨디션' 브랜드의 힘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시장 판도는 변하지 않으리라고 자신한다.

CJ 관계자는 "컨디션이 시장에 처음 나왔을 때부터 수십 개 업체들이 숙취해소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광고.마케팅 능력에서 선두업체들에 열세를 보여왔다"며 "당분간 이 구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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