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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한동훈·이준석 다 있는데…안철수만 사라진 '관련주'

중앙일보

입력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 14일 ‘노후 신도시 재생특별법 제정안’ 통과를 위해 국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와의 면담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지난 14일 ‘노후 신도시 재생특별법 제정안’ 통과를 위해 국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와의 면담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관련주’란 단어가 보이지 않는다. 자동완성 기능으로 채워지는 안 의원의 연관 검색어는 ‘안철수 마라톤’, ‘안철수 이준석’ 순서다.

반대로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이름을 검색창에 넣으면 ‘한동훈 관련주’ ‘한동훈 와이프’ 순으로 연관어가 뜬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입력하면 연관어로 ‘신당’ 다음에 ‘관련주’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관 검색어는 ‘재판’, ‘관련주’, ‘위증교사’ 순이다. 소위 ‘핫한’ 정치인에게 늘 따라붙는 테마주(株) 이슈가 안 의원에게만 없다는 뜻이다.

재미로 웃고 넘길 수 있는 얘기지만, 정치권에선 ‘연관 검색어’ 자체가 안 의원의 정치적 위상을 보여준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여권에서 인요한 혁신위원회 활동과 한동훈 장관의 대구·대전 방문 행보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사이, 안 의원의 움직임만 유독 달랐다는 해석이다.

안 의원은 지난달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이후 유세 당시 자신의 “XX하고 자빠졌네요”라는 발언을 물고 늘어진 이준석 전 대표를 공격하는 데 열을 올렸다. 지난달 14일부터 이 전 대표 제명을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을 받았고, 이틀 뒤에는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이 전 대표를 제소하며 국회에서 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달 24일엔 페이스북에 ‘안철수의 혁신, 이준석 제명’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서명 홈페이지를 공개했다.

그러자 선거 참패 뒤 여권 일각에서 나오던 “안철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나 “안철수 혁신위원회 출범” 주장이 쏙 들어갔다. 오래전부터 ‘앙숙’인 두 사람이 맞붙은 탓에 여론의 관심도 많지 않았다. 외려 이 전 대표는 점점 윤 대통령과 여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이준석 신당설’로 체급을 키웠다.  그러자 당내에선 “안철수가 어쩌다 ‘노관심’ 정치인이 됐나”라는 탄식이 나왔다. 과거 함께 국민의당을 이끌었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지난달 25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굉장히 헝그리, 급해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오버를 하는 것 같다. 안철수다워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지난 23일 오전 11시 네이버 검색창에 ‘안철수’를 치면 제시되는 연관어. 네이버 화면 캡처

지난 23일 오전 11시 네이버 검색창에 ‘안철수’를 치면 제시되는 연관어. 네이버 화면 캡처

이처럼 스텝이 꼬인 안 의원은 최근에는 지역구(경기 성남 분당갑) 활동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6월 보궐선거 당선 뒤 1호 법안으로 냈던 ‘노후 신도시 재생특별법 제정안’ 통과를 위해 지난 14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면담했고, 페이스북에도 지역 활동 관련 글을 자주 올리고 있다. 25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는 지역구를 차례로 돌며 의정 보고회도 연다.

여권 일각에선 여전히 ‘안철수 부산 출마론’도 제기된다. 양지인 분당을 떠나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부산으로 지역구를 옮겨 승리하면 “당과 안 의원 모두 윈윈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논리다. 여권 관계자는 “안 의원이 부산에 출마하면 어느 지역구에서든 다 이길 수 있다”며 “그러면 PK(부산·경남)의 맹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안 의원은 이미 여러 차례 “분당갑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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