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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부적절 발언 책임 물을 것”…‘막말’ 공천에 반영키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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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6호 05면

‘암컷’ 발언에 칼 빼든 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4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4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최강욱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 발언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이 막말 관련 공천 기준을 강화하고 관련자 추가 조치도 시사하고 나섰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부 유튜브 방송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경우 어떤 형태든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며 “비명이든 친명이든 그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징계의 칼날이 무뎌지거나 날카로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최 전 의원을 공개적으로 옹호한 일부 친명계 인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외 친명계로 분류되는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전날 유튜브 ‘박시영TV’에서 ‘암컷 발언’에 대해 “그 말을 왜 못하는가. 민주당은 매번 이렇게 스스로 자기 검열을 하게 만드는가”라고 주장했다. 최 전 의원이 지난 19일 민형배 의원 북콘서트에서 김건희 여사를 겨냥하며 “동물농장에서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고 말한 데 대해 적극 동조하고 나선 것이다.

남 부원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당내에서도 비판이 잇따랐다.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은 이날 “도대체 누구를 보고 정치를 하기에 이런 막말과 썩어빠진 상황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인가. 남 부원장 발언으로 민주당의 진정성이 부정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남 부원장은 결국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했다.

민주당은 더 나아가 ‘막말 리스크’를 총선 공천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총선기획단이 후보자 검증위원회에 부적절한 언행을 한 후보자 검증 강화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자 윤리의식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막말, 설화, 부적절 언행 등은 검증위 단계부터 검증하고 공천 심사에도 반영할 것”이라며 “후보자 서약서에도 막말과 설화 관련 내용을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강하게 대응하고 나서는 건 지도부의 거듭된 경고에도 막말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 전 의원의 경우 지난 21일 조정식 사무총장의 엄중 경고 이후에도 또다시 SNS에 “It’s democracy, stupid(이게 민주주의야, 멍청이들아)”라는 글을 올렸다. 민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 심각한 문제였으면 그 자리에서 난리가 나지 않았겠느냐”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이 같은 논란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총선 민심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판단에 따라 최대한 강력하게 대처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친명계 인사들 발언이 논란을 빚는 상황에서 미온적으로 대처하면 당내 친명·비명계 갈등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친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말은 입에서 나온 순간부터 내 것이 아니다. 주워 담을 수 없다는 뜻”이라며 “특히 정치인의 말은 무거워야 한다. 삼사일언(三思一言·세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함)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명계 송갑석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내 몇몇 인사가 일말의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김건희 여사에겐 설치는 암컷이라 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게 맞느냐. 우리 당의 수준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참담할 따름”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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