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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통로 넓어지는 보험사, 미래 먹거리 발굴 탄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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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6호 13면

퇴직연금 시장 지각 변동

금융당국이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으려는 금융기관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보험사가 해외 자회사를 소유할 때 이행해야 할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방안 등을 마련하고,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했다. 그동안 보험사가 보험업과 관련 없는 신사업을 위해서는 금융위의 승인을 받거나 사전신고가 필요했다.

국내 보험가입률 100% 육박, 포화 상태

이 과정이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높아 투자 결정에 어려움이 따랐다. 하지만 앞으로는 보험사가 해외에 헬스케어, 보험계약 등과 관련한 자회사를 소유하려 할 때 금융위의 승인 없이 사전신고만으로 가능하다. 또 해외에서 보험중개업 및 역외금융회사를 자회사로 소유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사전신고로 절차를 간소화한다. 개정안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전체 가구당 보험가입률이 10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보험업계는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새로 보험에 가입할 인구는 줄고, 보험료 부담은 커진 것이다. 보험사 운영의 재원이 되는 보험료 수입이 감소하면 투자수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의 수입보험료 성장률은 1980년대 34.7%에서 2010년대에 3.5%로 급감했다. 손해보험사는 원수보험료 성장률이 같은 기간 21.1%에서 6.2%로 낮아졌다. 내수시장이 쪼그라들면서 보험업계의 해외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국내 보험사는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 4곳, 손해보험 7곳이 해외사업을 펼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의 해외점포(사무소 제외)는 미국이 13개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5개), 인도네시아(4개) 등 11개국에 39개가 진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말 35개 해외점포와 비교해 큰 증감이 없는 상황이다. 해외점포 중 30개는 보험업, 9개는 금융투자업, 부동산임대업 등 비보험업을 영위하고 있어 보험업 의존도가 높다. 국내 보험사가 해외점포에서 거둔 순이익은 지난해 말 기준 1억2300만 달러(약 16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약 3170만 달러(34.9%)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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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국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본격적인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선 해외사업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수”라며 “보험사가 해외 자회사를 설립한 후 안정적인 초기 정착이 가능하도록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산 운용 지원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권영 보스턴컨설팅그룹(BCG) 파트너는 “글로벌 선도 보험회사들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창출한다”며 “해외 진출과 관련해서 자회사 업종 제한을 완화하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금조달 방식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글로벌 보험사인 알리안츠의 경우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76%에 달한다. AXA(71%)와 푸르덴셜(36%), 메트라이프(35%)의 해외 매출 비중도 높은 수준이다.

한화생명 “2030년 베트남 시장 톱5 목표”

삼성화재는 일찍이 국가적 저성장에 대비해 1978년 영국 런던 사무소 개설을 시작으로 해외사업을 펼쳐왔다. 삼성화재는 주요 국가에 거점 설립과 동시에 지분투자 및 전략적 제휴를 통해 현지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와 함께 다른 나라의 주요 보험계약을 인수하는 재보험 사업을 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영국을 비롯해 미국·중국·인도네시아 등 8개국에 진출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2005년 해외 보험사 중 세계 최초로 단독 법인을 설립했다. 이어 글로벌 IT기업인 텐센트 등 현지 기업과 손잡고 합작 법인으로 전환해 출범했다. 2019년에는 영국 로이즈 손해보험사인 캐노피우스에 1만5000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디지털화로 인한 새로운 위험 요인이 등장하며 선진 보험사들은 성장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추가 자본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에 맞춰 현지 기업에 투자하거나 합작하는 인오가닉(Inorganic)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보사 중에서는 한화생명이 적극적이다. 한화생명은 2008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생보사 중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3월에는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이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6위인 리포 그룹의 금융자회사의 지분 62.6%를 인수하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한화생명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2016년 처음으로 당기순이익을 거둔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설립 15년 만에 누적 손익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보험사가 단독으로 100% 출자해 설립한 해외 현지법인 중 최초다.

베트남법인의 이익잉여금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615억동(약 8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생명 측은 “베트남은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른데다 청년층이 두터워 전망이 밝다”며 “설계사 채널 역량을 강화하고,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자산운용 역량을 높여서 2030년 베트남 시장 톱5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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