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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은 불출마?…野비례 19명 각자도생, 팀킬형 출마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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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비례위성정당’으로 21대 국회 입성부터 논란에 휩싸였던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총선을 5개월 앞두고 ‘각자도생(各自圖生)’을 택하고 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21대 총선 직전 민주당은 당초 ‘비례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던 입장을 뒤집고 비례연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했다. 이후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17명, 또다른 자매 위성정당인 열린민주당 소속으로 3명 등 20명의 비례대표 의원이 '민주당' 배지를 달았다.

임기 중에도 구설에 올랐다. 김의겸 의원은 지난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가짜뉴스로 판명 나 고발을 당했다. 신현영 의원은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출동하는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의 ‘닥터카’를 탑승해 출동 지연을 빚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유정주 의원은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어린놈”이라고 발언한 송영길 전 대표를 거들면서 한 장관에게 “정치를 후지게 만드는 너”라고 말해 반말 논란이 일었다.

당내에서도 "직군을 대표한다는 역할보다는 '닥치고 공격' 선봉에 섰던 비례대표가 총선이 다가오니 지역구만 기웃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최근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곧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을 제외한 19명의 민주당(무소속 2명 포함) 비례대표가 내년 총선에 임하는 방식은 몇가지로 나뉠 수 있다.

①‘팀킬(Team Kill)’형

지난 15일 이동주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인천 부평을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해당 지역구 현역은 4선의 홍영표 의원으로, 홍 의원은 당내 대표적 비명계다. 이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윤석열 정권에 휘둘려 엉뚱한 곳에 화살을 쏘아서는 안 된다. 당을 해치고 무너뜨리는 정치는 뿌리 뽑아야 한다”며 “이재명 당 대표를 지키고 총선 승리 선봉장이 되겠다”고 주장했다.

일찌감치 전북 군산에 출사표를 던진 김의겸 의원은 지난 16일 군산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과 이재명을 지킨 의리의 대변인’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군산 현역은 이낙연 전 대표의 특보를 지낸 신영대 의원이다. 친명계 김병주 의원도 최근 ‘동교동계 막내’ 김한정 의원이 있는 경기 남양주을에 사무실을 열었다. 김병주 의원은 지난달 2일 단식 후 회복 중인 이재명 대표 병문안을 다녀온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끝까지 대표님을 지키겠다. 같은 마음으로 남양주도 지켜내겠다”고 썼다.

이낙연계 양기대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경기 광명을에는 당내 강경파 ‘처럼회’ 소속 양이원영 의원이 지난 6월 사무실을 열고 활동 중이다. 유정주 의원은 현역 서영석 의원이 있는 경기 부천정에 도전장을 냈다. 재산 축소 신고 의혹으로 제명됐다가 지난 7월 복당한 김홍걸 의원은 서울 강서갑 출마를 결심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조만간 사무실도 내고 공식적인 행보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북 군산 시청에서 지난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과 이재명을 지킨 의리의 대변인'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전북 군산 현역 의원은 비명계로 분류되는 신영대 민주당 의원인다. 김의겸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북 군산 시청에서 지난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과 이재명을 지킨 의리의 대변인'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전북 군산 현역 의원은 비명계로 분류되는 신영대 민주당 의원인다. 김의겸 의원 페이스북 캡처

②‘빈집’ 선점형

민주당 현역이 없는 ‘빈집’을 선점한 비례도 있다. 최혜영 의원은 국민의힘 4선 김학용 의원의 텃밭인 경기 안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8일 안성에서 열린 최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홍익표 원내대표가 직접 참석했고, 이 대표도 서면 축사를 보내 응원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경기 안성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안성은 국민의힘 4선 김학용 의원의 텃밭이다. 사진은 최 의원(왼쪽)이 홍익표 원내대표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최혜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경기 안성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안성은 국민의힘 4선 김학용 의원의 텃밭이다. 사진은 최 의원(왼쪽)이 홍익표 원내대표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최혜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권인숙 의원은 국민의힘 정찬민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공석인 경기 용인갑 출마를 선언했다. 해당 지역 민주당 지역위원장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지난해 구속 수감된 상태다. 김경만 의원은 '한국의희망'을 창당한 양향자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서을에, 양경숙 의원은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보궐선거로 당선된 전북 전주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비례 이수진 의원은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서대문갑에 사무소를 내고 활동 중이다.

분구(分區)를 노리는 의원도 있다. 친명계 전용기 의원은 최근 ‘원칙과 상식’ 모임을 결성한 비명계 이원욱 의원이 3선으로 있는 경기 화성을에 출마를 선언했다. 해당 지역은 인구 증가로 분구 가능성이 큰데, 전 의원은 신설 지역에 출마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강욱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지난 9월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허숙정 의원도 분구 가능성이 높은 인천 서구에 출마할 예정이다. 서갑은 김교흥, 서을은 신동근 의원이 현역인데, 서병이 신설된 공산이 크다.

③불출마형

지난 15일 강민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21대 국회는 오늘날 대한민국을 정치적ㆍ경제적으로 퇴행시킨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민주당에도 결코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다”며 “21대 의원 중 그 책임을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어야 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정필모 의원도 최근 주변에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출당ㆍ제명 등 징계처분을 받아 현재 무소속인 윤미향ㆍ양정숙 의원도 불출마로 기울었다고 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고등교육 시장화 정책 폐기를 위한 전국 교수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고등교육 시장화 정책 폐기를 위한 전국 교수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④장고형

의사 신분으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번을 받아 21대 국회에 입성한 신현영 의원은 당초 수도권 출마가 거론됐으나 지난해 이태원 참사 직후 ‘닥터카’ 탑승논란이 불거지면서 고심이 깊어졌다. 신 의원은 “현재로선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으로 당선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역시 선거법 개편 방향에 따라 출마 방식을 결정하겠다는 게 용 대표 주변의 설명이다.

다만 역대 비례대표 의원의 생환율은 높지 않다. 20대 국회에서 민주당 비례대표(승계 포함)를 지낸 의원 17명 가운데 21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의원은 송옥주(경기 화성갑)ㆍ이재정(경기 안양 동안을)ㆍ정춘숙(경기 용인병) 의원 등 3명으로, 비율로는 18%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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