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스라엘·하마스 오늘부터 나흘 휴전…인질 50명 순차석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이스라엘 정부는 2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 최소 50명의 석방을 보장받는 대가로 최소 4일간 휴전하는 협상안을 전격 승인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지 46일 만이다. 일각에선 ‘영구 휴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나흘간의 일시 휴전 합의가 2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3일 오후 5시)에 발효된다고 이집트 국영 알카히라TV가 보도했다. 하마스 정치국의 무사 아부 마르주크 부국장도 알자지라 방송 인터뷰에서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마르주크 부국장은 또 23일 풀려나는 인질 대부분이 외국 국적자라고 덧붙였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로이터통신 등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이어진 이스라엘 각료 회의에서 인질 석방 및 임시 휴전안이 통과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정부는 모든 인질을 귀환시키겠다고 약속했으며, 오늘 이 목표 달성의 첫 단계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총리실 성명에 따르면 이번 합의로 하마스는 억류 중인 인질 중 50명을 4일에 걸쳐 하루 12~13명씩 풀어주게 된다. 우선 석방 대상은 여성과 어린이다. 현지 매체 하레츠는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어린이 30명과 아이 엄마 8명, 다른 여성 12명이 석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가자지구에 생필품 반입도 허용…네타냐후 “전쟁은 계속”

하마스는 납치한 인질 240명 중 어린이 40명을 포함해 210명을 억류 중이라고 밝혔다. 나머지는 다른 무장세력인 이슬람 지하드가 붙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석방 대가로 이스라엘은 최소 4일의 휴전을 보장했다. 휴전 기간은 하마스가 추가로 인질 10명을 석방할 때마다 하루씩 연장된다.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 동안 가자지구 전역에서 누구도 공격하거나 체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스라엘이 자국 내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여성과 아동을 석방하는 ‘맞교환’에도 합의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하마스는 “인도주의적 휴전을 통해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어린이와 여성) 150명이 서안과 동예루살렘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연료를 포함해 상당량의 인도주의적 지원 물품을 반입하는 것도 허용했다. 그간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군사 목적으로 유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연료·전력·생필품 반입을 차단해 왔다.

휴전안 타결로 미국은 일단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됐다. 1차 석방 대상에 3세 여아를 포함한 미국인 3명이 포함돼 자국민 보호 성과로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합의를 환영한다”면서 “오늘의 합의는 미국인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미 행정부 내 많은 헌신적인 인사들의 지칠 줄 모르는 외교와 투지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3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을 찾아 네타냐후 총리에게 ‘인도적 차원의 일시적 교전 중단’을 공식 제안했다. 당시 미국이 제안한 교전 중단 구상은 이번 합의와 일맥상통한다.

미국과 함께 중재에 나섰던 카타르는 ‘영구 휴전’을 언급했다. 카타르의 휴전 회담 수석대표인 모하메드 알쿨라이피 외무장관은 이날 “이번 협상이 더 큰 합의와 영구적인 휴전의 씨앗이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것이 우리의 의도”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일부 인질만 우선 풀려나게 되면서 인질 가족들 사이에 내분이 생길 수 있고 이스라엘 내에서 ‘완전한 휴전’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교전 중지가 영구 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스라엘은 휴전 기한이 지나면 ‘섬멸’을 목표로 대(對)하마스 군사작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내각 투표 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전쟁 중”이라며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역시 “휴전이 끝나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작전은 완전히 재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