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탄핵" "설치는 암컷"…총선 리스크 떠오른 민주당 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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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전 의원 사진. 뉴스1

최강욱 전 의원 사진. 뉴스1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전ㆍ현직 의원의 돌출 언행이 내년 총선으로 가는 길에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주장에 이어, 김건희 여사를 ‘암컷’에 비유하는 발언까지 나오며 논란이 거세졌다.

21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CBS라디오에서 “(향후 총선에서) 200석을 만들어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할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격이 현격히 떨어져 나라가 다 망가지게 생겼다는 위기의식이 크다”며 “(윤 대통령을) 빨리 끌어내리는 것이 국가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처럼회 출신의 강경파로 분류되는 김용민ㆍ민형배 의원이 지난 19일 출판기념회에서 언급한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이어 비슷한 발언에 또 나왔다.

19일 출판기념회에서 최강욱 전 의원이 말한 “설치는 암컷” 발언은 여성 비하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21일 하루종일 정치권에서 비판의 타깃이 됐다. 당시 최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정치가 조지 오웰 소설 ‘동물농장’에 나오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동물농장에서도 암컷들이 나오고 설치고 이러는 건 없다”며 사실상 김건희 여사를 저격했다. 그는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김 여사 특검법 처리 촉구 농성에서도 윤 대통령을 ‘박물관에 들어간 코끼리’에 비유하며 “지금 코끼리가 하는 일은 도자기가 어떻게 되든 암컷 보호에만 열중한다”는 인터넷 댓글을 소개했다.

최강욱 전 의원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최강욱 전 의원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발언의 파문이 커지자 민주당은 조정식 사무총장이 다급히 수습에 나섰다. 조 총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 전 의원 논란을 “국민에게 실망과 큰 상처 주는 잘못된 발언”이라고 규정했다. 송 전 대표 등의 대통령 탄핵 발언에 대해서는 강선우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내에서도 “구화지문(口禍之門), 입은 재앙이 드나드는 문이고, 설참신도(舌斬身刀), 혀는 몸을 베는 칼이다”(정성호) “국민 눈살 찌푸리게 해서는 안 된다!”(우원식) 등 공개 비판이 쏟아졌다. 한 중진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큰 악재”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 전 의원은 당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고 알려진 5시간 만에 “It’s Democracy, stupid!” (이게 민주주의야, 멍청아) 라며 반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 같은 메시지와 함께 “민주당은 당선된 지 2년도 안 되는 대통령을 퇴진하라고 흔들어대고, 일부는 탄핵하겠다고 난리인데 총선에서 승리하면 민주당에 더해 온갖 좌파단체와 세력들의 퇴진과 탄핵 요구는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적힌 칼럼도 공유했다.

민주당 안팎에선 단순 경고에 그치지 말고 징계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는 요구도 빗발쳤다. 비명계 김종민ㆍ윤영찬ㆍ이원욱ㆍ조응천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최 전 의원의 ‘짤짤이’ 발언 이후 윤리심판원의 징계 유보 행태를 보면 진정성 있는 경고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떠나야 할 사람을 떠나 보낼 시간”이라며 김용민ㆍ민형배ㆍ최강욱 의원을 모두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앞으로 언행에 유의하겠다”며 사과하면서도 별도의 징계 조치는 없다고 했다.

좀처럼 논란이 식지 않자 이재명 대표까지 직접 나서 “정치인에게 말 한 마디는 천근의 무게를 지녔다. 말과 행동 하나 하나에 늘 진중하고 세심해야 한다”고 입장을 냈다. 그는 페이스북에 “국민의 공복인 정치인은 언제나 겸허하게 국민을 두려워하고 섬겨야 한다”며 “국민의 공복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관용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김영선·정경희 의원이 21일 최강욱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영선·정경희 의원이 21일 최강욱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과거 민주당 인사의 성폭력 사건을 상기시키며 최 전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김기현 대표는 페이스북에 “박원순, 오거돈, 안희정 때부터 이어지는 민주당의 구시대적 성인지 감수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며 “한없는 가벼움과 저질스러움에 기가 찬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여성 의원은 전원 명의로 서명을 내고 “최 전 의원은 정계에서 영원히 퇴출하고, 함께 웃고 떠들며 박수 친 관련자 전원을 출당시키라”고 했다. 김가영 정의당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 내 혐오 발언에 대한 자정 작용이나 필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의 작동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총선 후보 경력에 ‘이재명’ 기재 불허=민주당 총선 기획단은 21일 내년 총선 예비 후보자들이 경력을 적을 때 이재명 대표의 이름을 표기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기획단은 선출직 공직자 평가에서 현행 ‘하위 20%→감산 20%’ 규정을 ‘하위 10%→감산 30%, 하위 10~20%→감산 20%’로 바꾸는 안도 의결했다. 현행 보다는 강화됐지만, 하위 30%에게 40%까지 감산하도록 제안한 지난 8월 김은경 혁신위원회 제안에서는 다소 후퇴한 안이다. 이날 결정된 내용은 향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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