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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지도자 “휴전 합의 접근”…인질·수감자 맞교환 포함될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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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의 정치담당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로이터=연합뉴스

하마스의 정치담당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전제로 한 일시적 휴전 합의가 임박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하마스 지도부가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휴전 합의에 거의 도달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하마스의 정치 부문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보좌관을 통해 매체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휴전 합의에 거의 도달했으며, 중재자인 카타르 측에 우리의 답변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합의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양측 모두 여성과 어린이를 석방할 것이며 자세한 내용은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카타르가 몇 시간 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하마스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 이자트 엘 레시크는 아랍 매체 알 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휴전 일수와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전달 문제, 이스라엘 인질을 팔레스타인 포로와 교환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20일 백악관 행사에서 인질들을 석방하기 위한 합의가 임박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전 어느 때보다 (합의에) 가까이 다가갔다”고 했다.

3~5일 휴전, ‘50명+α 대 150명’ 맞교환?

하마스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체 방송 채널을 통해 인질 여성 3명이 등장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여성들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사진 엑스(X, 옛 트위터) 캡처

하마스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체 방송 채널을 통해 인질 여성 3명이 등장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여성들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사진 엑스(X, 옛 트위터) 캡처

이처럼 하마스는 물론 미국 측에서도 협상 타결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실제 합의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구체적인 협상 조건도 보도되고 있다.

로이터와 미 워싱턴포스트(WP), 악시오스의 보도를 종합하면 3~5일 간 일시적으로 전투를 중단하는 대신, 하마스 측 인질 50명+α를 석방하고, 팔레스타인 포로는 150명을 맞교환할 가능성이 높다.

악시오스는 “거래가 성사되면 두 단계에 걸쳐 실행될 예정이며, 첫 단계에선 5일 간 전투 중단을 대가로 약 50명의 여성·어린이가 석방될 예정이며, 이후 두 번째 단계로 더 많은 여성과 어린이가 추가로 석방될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고위관리도 이날 현지 방송인 채널12에 “우리는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 타결에 매우 근접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고위관리는 “아직 풀어야 할 기술적 문제가 남았지만 최소 50명 석방안에 합의했고, 휴전 기간을 더 늘리는 조건으로 수십명을 추가로 풀어주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채널12는 석방 대상 인질은 어린이와 어린이의 어머니, 여성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신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6시간 동안 가자지구에 대한 공중 감시 중단, 이스라엘에 수감된 여성·어린이 팔레스타인 수감자 약 150명을 모두 석방할 것 등을 대가로 요구하고 있다. 하마스 측 인질 협상은 군사 수장인 야히야 신와르가 주도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덧붙였다.

전쟁 양상 바꿀까…“발표나야 된 것” 신중론도

이달 2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된 가자 지구의 난민 캠프 건물. AFP=연합뉴스

이달 2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된 가자 지구의 난민 캠프 건물. AFP=연합뉴스

동시에 신중론도 제기된다.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투 작전을 전후로 하마스 측이 소수의 인질 석방을 대가로 일시적인 휴전을 요구했지만, 이스라엘이 거부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 조너선 파이너 백악관 NSC 부보좌관은 지난 19일 미 NBC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민감한 협상은 마지막 순간에 무너질 수 있으며, 모든 것이 합의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합의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합의가 최종적으로 이뤄지면, 최소한 인질의 신병이 인도되는 동안은 교전 중단이 불가피하다. 이 기간 민간인에 대한 추가 인명 피해를 막는 것은 물론 가자지구에 구호 물품을 공급할 시간을 벌 수 있다. 국제 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 남부까지 전선을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을 재차 검토할 수 있도록 만드는 효과도 있다. 레바논 남부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개입을 막을 명분도 얻을 수 있다.

휴전 vs 일시 중지…해석 엇갈릴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다만 이 같은 휴전이 평화 협상을 전제로 한 휴전(truce)이냐, 말 그대로 일시적 전투 중지(pause)냐를 놓고 이스라엘·미국과 하마스 간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하마스는 현재 이스라엘과 진행 중인 협상을 “휴전 합의”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도 지금까지 “휴전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미국은 “인질 석방 위한 일시 교전 중지”를 이스라엘에 압박해왔다. 이스라엘이 이를 수용하더라도, 인질 석방 이후에 이스라엘이 전쟁을 재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은 하마스 대원 약 1000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는데, 하마스의 병력은 약 3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스라엘 “아기 침대 밑 대전차 미사일 발견”

인질 석방 협상 중에도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간 교전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21일 “지난 하루 동안 가자지구에서 약 250개의 하마스 목표물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측도 전날 밤 이스라엘 중부 구시 단 지역에 로켓을 발사했다. IDF는 또 “가자지구 내 주택 내부에서 하마스의 무기와 관련된 문서를 확보했으며, 아기 침대 밑에 대전차 미사일이 숨겨져 있던 것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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