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울 초중고 학생들 ‘남긴 밥’ 치우는데, 한해 49억씩 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서울 시내 학교에서 한해 발생하는 급식 잔반이 수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급식 자료사진. 송봉근 기자

서울 시내 학교에서 한해 발생하는 급식 잔반이 수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급식 자료사진. 송봉근 기자

서울 초·중·고에서 발생한 ‘급식 잔반’이 한 해 평균 2만5000t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처리비용만 일 년에 49억원가량 쓰였다.

급식 잔반량 지난해 3만4230t 달해 

20일 서울시의회 심미경(국민의힘·동대문2)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 시내 학교에서 발생한 잔반은 2020년 1만3550t에서 2021년 2만6620t, 지난해 3만4230t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잔반량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에 급식을 찾는 학생이 늘었기 때문이다. 급식 이용 학생은 2020년 49만9142명(1208개교)에서 지난해 90만909명(1214개교)이었다. 잔반량이 늘어난 만큼 처리비용도 치솟았다. 2020년 28억원에서 2021년 52억원, 지난해 6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해 49억원꼴이다.

2019년 환경부가 발표한 국내 음식물쓰레기 연간 배출량은 522만t에 달한다. 이 중 20%만 줄여도 소나무 3억6000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가 있다. 승용차 47만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과 같은 효과다. 서울 시내 급식 잔반량은 국내 전체 음식물쓰레기 배출량과 비교하면 ‘1%’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음식물쓰레기가 기후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줄여야 한다고 당부한다. 음식물 쓰레기는 퇴비나 사료로 재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 효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 급식으로 제공된 랍스터 테일 구이를 배식받고 있다. 이 학교는 학교 급식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활동(9월까지 누계) 결과, 전년 대비 처리비용은 49.2% , 쓰레기 발생량은 55%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이에 적극 참여한 학생과 교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점심 식단으로 특식을 제공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 효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 급식으로 제공된 랍스터 테일 구이를 배식받고 있다. 이 학교는 학교 급식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활동(9월까지 누계) 결과, 전년 대비 처리비용은 49.2% , 쓰레기 발생량은 55%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이에 적극 참여한 학생과 교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점심 식단으로 특식을 제공했다. 연합뉴스

잔반 줄인 학생에 랍스터 내놓은 고교 

전국 교육 현장은 잔반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기도 수원 효원고는 올해 잔반 발생량을 지난해보다 55%(9월까지 누계)까지 줄였다고 한다. 효원고는 최근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학생을 위해 점심 식단으로 랍스터 테일 구이를 제공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는 식판을 깨끗이 비운 학생에게 잔반 칭찬스티커를 붙여준다.

심미경 의원은 “2011년 시작한 학교 무상급식 이후 (학생에게) 양질의 균형 잡힌 음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됐지만, 과도한 잔반 처리 비용이 발생했다”며 “앞으로 ‘온종일 급식시대’가 다가올 수 있는 만큼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