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NO재팬?…맥주·유니클로 이어 일본 하이브리드차도 달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전기차 인기가 식고, 대신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국내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9년 ‘노(NO) 재팬’ 캠페인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하이브리드 명가(名家)’로서 존재감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 시내의 한 도요타자동차 전시장에 전시된 차량 엠블럼.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도요타자동차 전시장에 전시된 차량 엠블럼. 연합뉴스

하이브리드 名家, 일본 차 잘 나가네

2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승용차 가운데 토요타·렉서스·혼다 등 일본 브랜드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8.6%로 지난해 같은 기간(6%)보다 2.6%포인트 늘었다. 2019년(15%) 이후 최대치다. 총판매량은 1만8822대로, 같은 기간 수입차 전체 판매량이 22만5573→21만9071대로 역주행한 것과 대비된다.

최근 4~5년 새 일본 차 브랜드들은 국내 시장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2017~2019년 3년 연속으로 ‘1만 대 클럽’에 들었지만,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의 핵심 물품 수출통제에 대응하는 ‘노 재팬’ 캠페인 이후엔 실적이 고꾸라졌다. 닛산은 2020년 국내 시장에서 아예 철수했다.

올해는 상황이 반전했다. 렉서스는 1~10월 1만1008대를 팔아 3년 만에 ‘1만 대 클럽’에 복귀했다. 어코드와 CR-V 등을 앞세운 혼다도 판매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지난달 하이브리드 차종만 233대를 팔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해 122% 성장한 수치다. 특히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끌면서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올 1~10월 일본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1만7872대로 전년 동기 대비 44% 늘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기술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1997년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 승용차 프리우스를 출시하는 등 일찌감치 하이브리드차에 매진해왔다. 전기차 전환 실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토요타 아키오 전 토요타 사장(현 일본자동차공업협회 회장)은 최근 전기차 위축 현상에 대해 “사람들이 마침내 현실을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엔 글로벌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대표 중형 세단 캠리의 9세대 모델을 하이브리드 모델로만 내놨다. 또 모든 내연기관차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트림을 추가했다. 실적도 고공행진이다. 토요타는 올 상반기(4~9월) 작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인 영업이익 2조5592억 엔(약 21조9400억원)을 거뒀다.

유니클로와 데상트, 무인양품 등 국내에 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들은 2019년 'NO 재팬(일본 제품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유니클로와 데상트, 무인양품 등 국내에 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들은 2019년 'NO 재팬(일본 제품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맥주도, 의류도 ‘노 재팬’ 벗어났다 

한편 일본 맥주와 의류 브랜드도 국내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맥주 수입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량은 7243t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302.7% 증가했다. 증가율로는 377.4%를 기록했다.

노 재팬 당시 매출이 반 토막 났던 일본 대표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도 지난해 국내 SPA 브랜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난해(2021년 9월~2022년 8월) 매출은 7043억원으로 전년보다 20.9% 늘었다. 영업이익은 1148억원으로 같은 기간 116.8% 증가했다. 사회 분위기상 반일 감정이 누그러지고, 주소비층인 젊은 층 대상 마케팅을 늘리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